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산무유책 算無遺策

백운선사 김대현 2020. 9. 1. 11:20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산무유책 算無遺策

셀 산없을 무끼칠 유채찍 책

 

계획을 짜는데 나무랄만한 허점이 없다

계획을 수립하는데 주도면밀하여 빈틈을 찾을 수 없다라는 의미이다

 

이 성어는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이며 성리학자인 삼봉 정도전(三峯 鄭道傳 1337~98)선생의 시문집인 삼봉집(三峯集)권삼(卷三)봉화정도전저서(奉化鄭道傳著序)에 전교 김부령에게 주는 시의 서(贈典校金副令詩序)에서 발췌하다

 

今相國河公秉全羅原帥之節 至則曰 금상국하공병전라원수지절 지칙왈

方隅任重 軍民務殷 理法征謀 방우임중 군민무은 리법정모

宜咨賢有識達者然後行事 의자현유식달자연후행사

請義卿參帷幄 待以上賓 청의경참유악 대이상빈

義卿感國士之遇 의경감국사지우

知無不言 算無遺策 지무불언 산무유책

三軍之號令整齊 一方之賦訟平允 삼군지호령정제 일방지부송평윤

戎有捷功 民以底寧 융유첩공 민이저녕

義卿曰 今玆有成 主人之賢也 의경왈 금자유성 주인지현야

相國曰 非我也 賓客之贊也 상국왈 비아야 빈객지찬야

於是狀聞 어시상문

拜奉善大夫典校副令 寶文閣直提學 배봉선대부전교부령 보문각직제학

以旌其庸也 이정기용야

 

지금 상국 하공이 전라 원수의 직책을 임명받아 부임하며 말하기를

한 지방의 임무도 중요하고 군민의 업무가 혼잡하니 다스리는 방법과 정벌하는 모책을

의당 어질고 식견이 달통한 자에게 물은 연 후에 일을 행하겠다고 했다

김의경을 청하여 기밀을 논하는 유악 참모에 두고 상빈(큰손님)으로 접대하니

김의경은 나라에서 제일가는 선비 국사로 대우해 줌에 감동하여

아는 것은 말하지 않는 것이 없고 계획을 짜내는 것은 잘못된 빈틈이 없으니

삼군의 호령이 정제되고 한 지방의 부역과 조세와 송사가 공정하여지니

군사들은 승전의 공이 있고 하층 백성에 이르기까지 편안해 하였다

김의경이 말하길 지금 이와 같이 성공한 것은 주인이 어질어서 이다

하상국이 대답하길 나의 공이 아니라 귀한 손님 의경의 도움이다

이에 문서로 아뢰니

봉선대부 전교부령 보문각직제학으로 제배하니

그 공로로 정표(임금님이 직접 가려 뽑아 발표함)하였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삼봉 정도전(三峯 鄭道傳 1337~98)의 문집 삼봉집(三峯集)에서 전교 김부령에게 주는 시의 서(贈典校金副令詩序)문의 일부분인데 이 발췌문을 읽다가 글에 등장하는 분들의 성품과 인물 됨됨이가 보통 분들은 아니라고 짐작되어 이리저리 정황을 살펴서 서술된 인물을 찾아보니 상국 하공은 아마도 하륜(河崙13471416)선생의 이야기이고 의경은 국보 김지진(國寶 金至珍 생몰미상)선생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상국하공 호정 하륜(浩亭 河崙13471416)선생은 진주 출신으로 조선 태종의 최고 책사로 타고난 지모를 적절하게 발휘하여 자기를 알아주는 태종을 극진히 섬기고 보필하였으나 조선개국 초창기에 가장 많이 이루어 질 수 있는 시대상황인 인사 청탁과 풍문 중에 선생은 자유롭지 못했나 보다 통진 고량포의 농장을 착복하여 대간들의 탄핵을 받았으나 공신이라 묵인되고 이로 인하여 민심을 얻지 못하여 특히 가뭄이 심한 태종5년 때에 민심이 흉흉한 가운데 하륜이 정승으로 앉아있으니 날씨까지 가문다는 익명의 방이 나 붙기도 하였다고 사서에 전하니 모함인지 진실인지는 필자는 기록을 믿을 수밖에 없다

 

전교김부령은 고려시대 말기의 청백리로 이름이 자자한 문경(文敬)공 김탁(金琢)선생의 아들인 의경(義卿) 국보 김지진(國寶 金至珍 연대미상)선생을 말하는데 고려조 때 익제 이제현선생과 양파 홍언박 선생이 공거(貢擧)로 하는 문과에 한산 목은 이색과 함께 과거에 응시 병과로 발탁되어 좌정언(左正言) 지제교(知製敎)에 제배(除拜)되었다가 의 낙향으로 관직을 사임하고 함께 낙향하여 부모를 모시고 지내다가 그 후 조선조에 전라도원수 하륜선생의 장계로 봉선대부 전교부령 보문각 직제학(奉善大夫典副令寶文閣直堤學)에 제배되고 사옹령(司甕令)을 역임하고 통정대부(通政大夫) 첨지중추부사(僉知中樞府事)로 추증되었다고 김해김씨 족보 갑술보에 전한다

 

오늘의 성어 계획을 짜는데 나무랄만한 허점이 없다라는 야무진 말 산무유책(算無遺策)을 실현하신 분들이라면 성품도 좋았으련만 보물이 청백이라는 청렴을 잠시 잊어버리고 청탁에 연루되어 인생 말미를 아름답게 마무리 못한 호정선생의 행장을 보고 가슴이 아프오며 사는 그 날까지 욕심은 버리고 오로지 한 가지 올바른 길 정도로 가자하며 다짐하고 산무유책(算無遺策)을 화선지에 휘호하고 낭리담필에 담는다

 

 

桓紀 9217714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