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도적위부 道積爲富

백운선사 김대현 2020. 9. 3. 10:04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도적위부 道積爲富

길 도쌓을 적할 위가멸 부

 

도를 쌓는 것을 가멸차게(부자로) 여긴다

 

이 성어는 조선조 편자미상의 대동야승에 황혁(黃赫)선생이 찬한 기축록하(己丑錄下)권에 정곤재 행장(鄭困齋行狀)에서 발췌하다

 

其於產業 淡然無欲 嘗曰 기어산업 담연무욕 상왈

道積爲富 不以財爲富 도적위부 불이재위부

德盛爲貴 不以位爲貴 덕성위귀 불이위위귀

得仁爲榮 軒冕非榮 득인위영 헌면비영

苟利爲辱 困厄非辱 구리위욕 곤액비욕

嘗於朱子書 甚矣人之無行也 상어주자서 심의인지무행야

壯而食其力 老而屠之之語 장이식기력 로이도지지어

感嘆不已 遂絶黃肉 감탄불이 수절황육

又以爲學者莫先於正心修身 우이위학자막선어정심수신

而其要莫切於正衣冠尊瞻視 이기요막절어정의관존첨시

其上下衣服 循環澣濯 常使潔淨 기상하의복 순환한탁 상사결정

冠屨巾紳 亦極整飭 관구건신 역극정칙

先生篤信聖賢 不欲以一善成名 선생독신성현 불욕이일선성명

常以遠大自期 상이원대자기

治心則必主存養 存養則必主持敬 치심칙필주존양 존양칙필주지경

行己則必主謹獨 謹獨則必察危微 행기칙필주근독 근독칙필찰위미

務在存天理凈人欲 무재존천리정인욕

 

그 집안 살림살이에 있어서 담백하고 욕심이 없었으며 늘 말하길

도를 쌓는 것으로 가멸차게 부로 여기며 재물로써 부를 삼지 않으며

덕의 성대함으로써 존귀함으로 삼고 고관벼슬로써 존귀함을 삼지 않는다

인을 얻음으로 영화로 삼으며 면류관 쓴 벼슬은 영화가 아니라하며

구차하게 이익을 구하면 욕이 되고 곤란하고 어려움은 욕이 아니다

일찍이 주자의 글에 심하도다 사람이 행하지 못함이라

한참 성장했을 때는 그 소의 힘으로 먹고살고 늙으니 잡는 구나 이 말에

감탄한 이후로는 쇠고기를 절대 먹지 않았다

학문하는 자는 또 마음을 바르게 하고 몸을 닦는 것보다 먼저인 것이 없으니

그 중요함은 의관을 바르게 하고 남을 보는 태도를 존엄하게 하는 것보다 절실함이 없으니

위아래의 바지저고리 옷을 자주자주 빨아서 항상 깨끗이 청결하게 하고

갓과 신발 두건 띠를 매우 단정하게 깨끗이 하였다

선생은 성현을 돈독하게 믿으며 한 가지 잘하는 것으로서 아름을 얻으려고 욕심내지 않고

늘 항상 원대하게 스스로 기약하였다

마음을 다스림을 반드시 살피고 기르는 존양을 주장하고 존양은 반드시 공경을 주장하고

몸을 행함은 반드시 홀로 있음을 삼가 함에 주장하고 근독은 위태로운 기미를 반드시 살피고

하늘의 이치에 따라 사람의 욕심을 깨끗이 하는 데 힘써야한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조선시데 유학자로 퇴계선생에 버금간다는 평을 들었던 호남함평의 대학자 곤재 정개청(困齋 鄭介淸 1529~1590)선생의 행장을 대동야승에 황혁선생이 찬한 기축록에서 발췌하여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학자이셨던 곤재 정개청선생은 일찍이 예학 성리학뿐 아니라 천문 지리 의약 복서 등의 잡학을 강구하여 호남지방의 명유로 자리매김하셨던 선생은 오로지 학문에 힘쓰며 후진을 양성하였는데 수차의 관직제수를 받고도 극구 사양하다가 46세에 참봉으로 시작하여 나주훈도 전생서주부 60세에 이산해의 천거로 마지막으로 곡성현감을 지냈으며 정여립의 모역사건으로 정여립과 동모하였다는 죄목으로 체포되어 평안도 위원으로 유배되었다가 다시 같은 해 15906월 함경도 경원 아산보로 이배되고 그해 7월에 그곳에서 돌아가셨다

곤재선생을 흠모하여 자산서원(紫山書院)에 배향되었으나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 집권세력의 당색에 따라 수차례에 걸쳐 서원의 치폐를 반복적으로 겪은 보기 드문 남인의 집권시에 건립 복설되고 서인의 집권시에는 훼철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 과정에서 선생에 대한 평가도 기복을 겪은 당색의 희생양이 되셨던 불운한 선생이시다 저서로 우득록(愚得錄)이 있다

 

오늘의 성어 도를 쌓는 것을 가멸차게(부자로) 여긴다의 도적위부(道積爲富)의 청백리정신으로 일평생을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을 몸소 실천하셨던 선생의 행장을 보며 오늘 날 만연하는 재물만을 쫒아가는 일부 기득세력들을 바라보며 선생의 고고한 청백정신 도적위부(道積爲富)의 정신이 빛을 발하는 세상이 되길 바라며 화선지에 휘호하고 낭리담필에 담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桓紀 9217716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