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수미조찰 首尾照察

백운선사 김대현 2020. 9. 5. 10:31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수미조찰 首尾照察

머리 수꼬리 미비출 조살필 찰

 

처음부터 끝까지 밝히고 살피다

 

이 성어는 조선시대 철학자 패동 최한기(浿東 崔漢綺1803~1877)선생의 철학서인 기측체의(氣測體義)신기통(神氣通)권이(卷二)에 소견을 가려 세우다(擇立所見)에서 발췌하다

 

夫人之眸子 但能顯色 부인지모자 단능현색

而惟神氣之通於眸者 이유신기지통어모자

收聚人情物理於內 수취인정물리어내

而發用人情物理於外 이발용인정물리어외

一事證驗 二事證驗 일사증험 이사증험

至於累證積驗 乃有知覺準的 지어루증적험 내유지각준적

凡諸形色 遇目輒達 범제형색 우목첩달

善惡利害 不待思商而現 선악리해 불대사상이현

以至於測量未著之象 이지어측량미저지상

經綸草昧之事 경륜초매지사

排布間格 皦如胸次 배포간격 교여흉차

首尾照察 若對眼前 수미조찰 약대안전

是謂之見也 시위지견야

識見及意見 是也 식견급의견 시야

 

대개 사람의 눈동자는 다만 색만을 드러낼 수 있으니

오직 눈동자에는 신기가 통하여

인정과 사물의 이치를 안으로 취하여 모으고

인정과 사물의 이치를 밖으로 보내어 쓰이게 하여

한 가지 일을 증험하거나 두 가지 일을 증험하기도 한다

증험이 쌓여 누적되면 알고 깨닫는 기준이 있게 되어

모든 형체와 빛깔은 바로 눈에 보이자마자 즉시 전달되니

선악과 이익과 해로움은 생각하거나 헤아리거나 기다리지 않아도 드러나고

드러나지 않는 현상을 헤아리거나

거칠고 험한 일과 세상을 다스리는 필요한 경험이나 능력에 이르기까지

품고 있는 생각을 계획하는 통로의 밝기가 이 가슴 안에 품은 것과 같고

처음부터 끝까지 밝히고 살피는 것이 눈앞에 대하는 듯하다

이것을 이르러 견이라 하니

식견이다 의견이다 하는 것이 곧 이것이다

 

이 성어의 발췌문 기측체의(氣測體義)는 조선 1830년대 초에 사람의 몸에 생기는 신기의 근원을 밝히는 신기통 3권과 인식과정에서의 추리에 관한 문제들을 언급한 추측록 6권으로 엮어 쓴 패동 최한기(浿東 崔漢綺1803~1877)선생의 철학서이다

 

패동 최한기(浿東 崔漢綺1803~1877)선생은 혜강(惠崗) 패동(浿東) 명남루(明南樓) 기화당(氣和堂) 가산제경루(舸山霽景樓)등 여러 가지 호가 있다 1825(순조 25) 생원시에 합격했으나 벼슬을 단념하고 학문 연구에만 전념했었는데 큰아들 병대(柄大)가 조정의 시종(侍從)이 됨으로 관례에 따라 노인직(老人職)으로 첨지중추부사(僉知中樞府事)가 되었으며 수많은 저작을 통해 경험주의적 인식론을 확립하고 조선의 사상사에 근대적 합리주의에 진보적 역사관으로 실학파 학자들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개화기 사상가들에 선구적 역할을 하신 선생은 의학 수학 농학 천문 지리 등 다방면에 박학하여 지구전요 만국경위지구도 청구도제 우주책 농정회요 육해법 강관론 기측체의 추측록 신기통 의상리수 심기도설 인정 명남루집 감평 소차유찬 습산진벌 등 수많은 저서를 남기신 대단하신 선생이시다

 

오늘의 성어 처음부터 끝까지 밝히고 살피다 라는 수미조찰(首尾照察)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모든 일을 시작하거나 마무리하고 난 후에 늘 다시 짚어 봐야 할 생활속에 일상으로 삼아 실천하여 수미조찰을 해 보면 분명 어떤 일이든 정책이든 어떤 문장이든 그림이든 잘못되었거나 미흡하거나 오탈자나 빠진 획이나 잘 못 된 선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수정하고 고칠 수 있는 부분 문제점이 보이게 되면 그 문제점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아서 고치거나 교정하거나 새로 재편집하거나 새로 그릴 수 있으므로 그 어떤 어려움도 무난히 순조롭게 헤쳐 나아갈 수 있기에 혹은 다음부터는 실수하지 않기 때문에 이 수미조찰(首尾照察)은 반드시 일상생활에 필수적으로 해야 함으로 화선지에 휘호하고 백운필담에 담는다

 

 

桓紀 9217718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