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囊裏談筆] 계려로망 計慮鹵莽

백운선사 김대현 2020. 9. 4. 10:49

백운선사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成語文集 囊裏談筆]

 

계려로망 計慮鹵莽

꾀 계생각할 려소금(황무지)우거질 망

 

계획하고 생각함이 어설프고 아둔하다

계획하고 생각함이 경솔하고 조심성이 없다라는 의미이다

 

이 성어는 조선 후기의 북방 지리서 함경도 지방의 연혁과 정황을 기록한 1807년 간재 홍의영(艮齋 洪儀泳1750~1815)선생이 순조(純祖)임금님께 올린 북관기사(北關紀事)에 무산사의茂山事宜에서 발췌하다

 

邦內邊圉之地 방내변어지지

臣獨以六鎭爲朝廷之深憂者 신독이륙진위조정지심우자

以僥倖目前之無事 不可深恃 이요행목전지무사 불가심시

恬嬉苟且之邊政 不可因循 념희구차지변정 불가인순

故上下諸條無非六鎭固圉之策 고상하제조무비륙진고어지책

而六鎭之中茂山一邑尤是朝廷關念之地也 이륙진지중무산일읍우시조정관념지지야

臣於北行時 其所職掌 不過等閑巡邊 신어북행시 기소직장 불과등한순변

且識見淺薄 計慮鹵莽 차식견천박 계려로망

雖無別般商量 수무별반상량

而至於茂山一面 이지어무산일면

則推以目見 參以所聞 칙추이목견 참이소문

實有隱憂深慮 蘊結在中 실유은우심려 온결재중

時急之憂不一其端 시급지우불일기단

而其大可憂者 其事有五 이기대가우자 기사유오

臣請一一陳之 신청일일진지

 

나라 안과 변방의 땅에서

신은 홀로 두만강주변 육진이 조정에서 심각하게 우려해야 할 곳으로 여기며

요행스럽게 눈앞에 아무 일이 없다고 하여 깊이 믿어서는 아니 되며

맡은 직무를 안일히 구차하게 변방의 정사를 그대로 답습해서는 않됩니다

그러므로 위아래로 이야기한 여러 조항들이 모두 육진의 변방을 굳게 지키는 계책인데

육진 가운데에 무산의 한 고을은 더욱 조정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땅입니다

신이 북쪽으로 갔을 때 맡았던 직책이 한가하게 변방을 순시하는 일에 지나지 않았으며

또 식견이 얕아 계획하고 생각함이 어설프고 아둔하여

비록 별반 깊이 헤아려 보지 않았습니다만

무산 한 고을에 이르러서는

즉 눈으로 보고 천거하고 귀로 들은 바를 참고하여

실로 매우 깊고 심각한 우려가 있어 가슴속에 맺힙니다

시급한 근심거리는 그 진실 하나가 아니라

그 크게 가히 우려할 것은 그 일이 다섯 가지 있습니다

신이 하나하나 그것을 펼쳐서 청합니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간재 홍의영(艮齋 洪儀泳1750~1815)선생이 순조임금 때(1807~1808)에 외직무관(外職武官)으로 문신(文臣) 중에 재능과 명망이 있는 사람을 가려서 평사로 삼아 군정(軍政)을 보좌하며 군무(軍務)에는 관계하지 않는 문서의 기록만 관장하는 평사(評事)로 재직 할 때에 함경도 지방의 전반적인 정황을 조정에 필사본으로 서책을 엮어서 보고한 북관기사(北關紀事)에 실린 내용이다

 

간재선생은 정조 7(1783)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하고 북평사 교리 경기도암행어사 등을 역임하였으며 집안에 화란(禍亂)으로 더 이상 벼슬길을 단념하고 시와 서예와 그림을 즐기며 풍류문사로서의 평생을 살았다고 전하는데 이인문 김득신 등 당시 여러 이름난 화원들과 친밀한 교유 관계를 맺으며 여러 화가들과 사귀면서 그들의 그림에 화제 글을 써주었는데 그 중에 김홍도의 기로세연계도(耆老世聯圖)가 유명하며 이인문이 북경사행길에 그린 한중청상첩(閒中淸賞帖)에 화제등 많은 문인묵객들의 그림에 화제를 써서 남겼다 181576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저서로는 북관기사(北關記事) 성학집요33(聖學輯要三十三贊)이 있다

 

조선시대의 국경이 어디쯤인지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그 때의 정황을 소상히 정확하게 작성하여 조정에 보고하고 기술한 서책인 북관기사를 남겨놓음으로서 많은 귀감이 되는 중요한 자료에 감탄하며 계획하고 생각함이 어설프고 아둔하다 라는 계려로망(計慮鹵莽)의 계책을 꾸미고 만드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말자라는 의미에서 오늘의 성어로 채택하여 화선지에 휘호하고 낭리담필에 담는다

 

 

桓紀 9217717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