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숭보현양 崇報顯揚

백운선사 김대현 2020. 9. 10. 10:49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숭보현양 崇報顯揚

높을 숭갚을 보나타낼 현오를 양

 

높이 보답하고 선양하여 드러내다

 

이 성어는 조선 정조 7(1783) 교정청에서 사도세자와 헌경왕후의 사당인 경모궁에서 지내는 제사의 의식과 절차 등을 기록한 경모궁의궤(景慕宮儀軌)에 원자의 호를 정한 뒤 왕비의 휘호를 가상할 때의 의궤(元子定號後加上徽號時儀軌)에서 발췌하다

 

觀耕 觀刈亦有禮儀使之前導 관경 관예역유례의사지전도

足爲傍照之端 족위방조지단

今後太廟上冊寶時 執禮贊笏 금후태묘상책보시 집례찬홀

禮儀使前導事 定式施行 례의사전도사 정식시행

樂章 离明曲 악장 리명곡

离明普照 丕冒震方 리명보조 비모진방

令聞令望 休有烈光 령문령망 휴유렬광

克開厥後 崇報顯揚 극개궐후 숭보현양

宮園肅肅 鍾鼓喤喤 궁원숙숙 종고황황

根深源遠 長發其祥 근심원원 장발기상

月輪星輝 俾熾而昌 월륜성휘 비치이창

溯本闡徽 寶冊斯煌 소본천휘 보책사황

假我王孝 啓佑無疆 가아왕효 계우무강

製述官知中樞府事鄭民始 제술관지중추부사정민시

 

밭 갈거나 추수하는 광경을 보는 때에도 예의사가 미리 인도하는 경우가 있으니

비슷한 법조문으로 참조할 단서로 삼기에 충분하다

지금 이후로 태묘에 글과 옥새인 책보를 올릴 때는 찬홀이 집례하고

예의사가 미리 인도하는 것을 정식으로 시행하라

악장 이명곡

세자의 밝은 통찰력이 널리 비추어 동방조선이 아주 크게 미쳤으니

아름다운 명성과 큰 덕망이 들리시며 찬란하고 아름다운 빛이로다

그 후손에 길을 열어 놓으시니 높이 보답하고 선양하여 드러내나니

궁궐 안에 정원은 엄중하고 종소리와 북소리는 어울리도다

그 근원이 깊고 깊어 원대하며 길이길이 상서로움 발하였고

바퀴같이 둥근 달과 빛나는 별 더하여서 번창하게 하였네라

거슬러 근본 여니 아름답고 글과 옥새 보책이 이에 빛나도다

우리 임금 효성을 빌리셔서 그지없이 인도하고 도우시리라

제술관 지중추부사 충헌공 정민시(鄭民始1745~1800)

 

이 성어는 조선 정조 때 사도세자와 헌경왕후의 사당인 경모궁에서 지내는 제사의 의식과 절차 등을 기록한 경모궁의궤(景慕宮儀軌)에서 충헌공 정와 정민시(靜窩 鄭民始1745~1800)선생이 찬한 악장 이명곡에서 발췌한 것이다

 

정와선생은 1773(영조 49)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하고 홍문관 부수찬 그후 세자시강원 필선을 맡아 세손인 이산(李祘) 정조를 가르쳤으며 승정원 동부승지 호조 참의 성균관 대사성 찬집청 당상 이조 참의등 여러 관직을 두루두루 거치고 의정부 좌참찬 금위 대장 형조판서 공조 판서 의정부 좌참찬 등을 역임하였고 정조 즉위 후 홍국영과 함께 최측근으로 발탁되어 높은 벼슬을 두루 거쳤으나 끝까지 분수를 지켜 임금의 극진한 사랑을 받았지만 1800년 순조가 즉위하여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할 때 사리사욕을 채웠다는 죄목으로 삭탈관직 되었다가 1806년 아들 정성우의 상소로 복관되었으며 정와선생이 돌아가시자 정조는 시장(諡狀)을 거치지 않고 친히 시호를 내리면서 우의정에 추증하고 나라에서 장례를 치러 주고 정와정공민시지장비(靜窩鄭公民始之藏碑)에 새길 글을 하사하였는데 비문은 정조가 18006월 승하함에 따라 임금의 말을 집자(集子)한 것이라고 하며 정조 15(1791)2월 정와선생을 호남으로 내려 보낼 때 신제학정민시출안호남(贐提學鄭民始出按湖南)이라고 정조가 직접 어필 서축(書軸)을 하사한 것과 위의 여러 정황으로 보아 정와선생에 대한 정조의 사랑이 대단하였음을 짐작하게 하며 저서로 태학지경시(太學志慶詩)가 전한다

 

높이 보답하고 선양하여 드러내다 라는 숭보현양(崇報顯揚)은 은총을 받고 은혜를 입었다면 당연히 해야 할 보답이라 믿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하니 이것이 인간이 사는 세상사인가하며 지나칠 수도 있겠으나 진짜 사람이라면 사람답게 은혜에 보답하는 길을 걸어야하며 그렇게 그 길을 묵묵히 걷다보면 그 은혜에 감복 받아 또 은혜의 은혜가 꼬리를 물고 대물림되어 세상사가 더욱 아름답고 조화로운 홍익상생의 별천지가 이 세상에 펼쳐지리라 믿으며 숭보현양(崇報顯揚)을 휘호하고 백운필담에 담는다

 

 

桓紀 9217723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