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정심굉박 精深宏博

백운선사 김대현 2020. 9. 11. 11:41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정심굉박 精深宏博

 

은 쌀 정깊을 심클 굉넓을 박

 

정밀하고 깊으며 넓고 크다

 

이 성어는 조선 후기 실학의 대가 성호 이익(星湖 李瀷1681~1763)선생의 시문집인 성호선생전집(星湖先生全集)부록권이(附錄卷二)에 제문 문인안정복(祭文 門人安鼎福)에서 발췌하다

 

嗚呼哀哉 先生而至是耶 오호애재 선생이지시야

剛毅篤實 先生之志也 강의독실 선생지지야

正大光明 先生之德也 정대광명 선생지덕야

精深宏博 先生之學也 정심굉박 선생지학야

和風景雲 其氣像也 화풍경운 기기상야

秋月冰壺 其襟懷也 추월빙호 기금회야

今不可以復見 금불가이부견

將何所而依歸耶 장하소이의귀야

嗚呼哀哉 오호애재

語其道 可以繼往而開來 어기도 가이계왕이개래

推其餘 足以庇民而尊主 추기여 족이비민이존주

顧厄竆而無施 寔天理之難究 고액궁이무시 식천리지난구

自先生而視之 雖若太虛之浮雲 자선생이시지 수약태허지부운

在吾黨而言之 寧欲籲天而無因 재오당이언지 녕욕유천이무인

 

아 슬퍼라 선생께서 어찌 이렇게 가셨단 말인가

강의하고 독실함은 선생의 뜻이요

정대하고 광명함은 선생의 덕이요

정밀하고 깊으며 넓고 큼은 선생의 학문이요

온화한 바람이며 상서로운 구름과 같은 그 기상이요

가을 달처럼 얼음을 넣어 두는 옥항아리와 같았던 그 회포여

이제는 다시 뵐 수 없다니

장차 어디로 돌아가 몸을 의지 한단 말인가

아 슬프라

그 도로 말하면 옛 성현을 계승하고 뒷사람에게 길을 열어주는 바고

그 나머지를 미루어 보면 백성들을 덮어주고 군왕을 존중하고 만족하였으며

돌아보니 빈곤하고 궁박하여 시행하지 못하고 참으로 하늘의 이치는 알기가 어렵도다

선생의 눈에는 그것이 비록 허공 속의 뜬구름과 같겠지만

우리들에 그 말씀에 있어서 차라리 하늘에 부르짖고자 해도 그럴 길이 없습니다

 

이 성어는 조선 후기 실학의 대가 성호 이익선생의 기일에 문인(門人) 안정복 선생이 지은 제문에서 발췌를 하였다

 

순암 안정복(順庵 安鼎福 1712~ 1791)선생은 성호선생의 문인으로서 선생의 문하에서 나온 뒤에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선생의 지도를 받고 사제지정을 이어가면서 성호사설을 해석하고 또 일부 수정하여 성호사설유선을 편찬하였으며 여러 가지 지식을 모아 편집한 잡동사니라는 단어의 어원이 되기도 한 잡동산이(雜同散異)등 많은 저서를 남겼으며 노인직으로 통정대부 첨지중추부사와 가선대부 동지중추부사를 하사받고 정조 때 중용되었으나 스스로 관직을 사양하고 특명으로 광성군(廣成君)에 봉작되셨다

 

곧 한가위 대보름 추석이 다가오면 차례상을 차려야 하는데 어느 집이든 제사상에 올려서는 안 되는 식품과 과일을 열거하고 제사상에 올릴 품목을 잘 아는 듯이 강조하며 말을 하는데 성호선생의 말씀에 공자가어(孔子家語)에는 복숭아는 가장 흔하므로 제사에 쓰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옛날 천자와 제후는 대추 밤 복숭아 마른 매실 개암 열매를 사당에 올렸다는 기록으로 보아서는 복숭아는 가장 흔한 과일이다 보니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지금 사람들이 심는 복숭아는 과일 중에도 아름다운 품종이니 제사에 쓰기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今人所種桃 即果之美品 可薦無疑)라고 하는 성호선생의 글을 읽어보니 필자는 금년부터는 제사상에 식품 과일 중 자손들이 올리고 싶은 것은 허락할 생각인데 이 내용은 성호선생사설 권십이(星湖先生僿說 卷十二) 천도(薦桃)편에 실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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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어 정밀하고 깊으며 넓고 크다라는 정심굉박(精深宏博)은 비단 학문뿐이겠는가 어떤 일이든 정밀하게 깊고 넓게 크게 그것에 대해 공부하고 해박한 지식을 갖춰서 임한다면 최소한의 실수도 방지 할 수 있기에 안정적으로 일을 추진해 갈 수 있는 원천이 된다는 것은 지극히 주지의 사실임을 우리는 알고 있으면서 그 실천을 미루고 있는데 미루면 손해일 뿐임으로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하나하나 쌓으면 공든 탑이 되고 잘 다듬어 나아가면 성스러운 성탑의 경지에도 이룰 수 있다고 자신하며 정심굉박(精深宏博)을 휘호하고 백운필담에 담는다

 

 

桓紀 9217724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