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쾌석원울 快釋冤鬱

백운선사 김대현 2020. 9. 14. 10:27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

 

쾌석원울 快釋冤鬱

쾌할 쾌풀 석원통할 원막힐 울

 

통쾌하게 원통하고 막힌 것을 풀어주다

 

이 성어는 조선조 중 후기의 최고의결기관이었던 비변사에서 처리한 사건을 일일이 기록한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5책에 인조16(1638)4월 억울한 자들을 공정하게 심리하는 일에 대한 備邊使에서 발췌하다

 

備邊司郞廳 以大臣意啓曰 비변사랑청 이대신의계왈

消災之道非一 소재지도비일

而審理冤枉 爲其最重者 이심리원왕 위기최중자

東海有冤婦 天不雨者三年 동해유원부 천불우자삼년

蓋冤氣鬱結 上徹穹蒼 개원기울결 상철궁창

感傷和氣 致有災沴 감상화기 치유재려

誠能明察 幽枉之情 快釋冤鬱之氣 성능명찰 유왕지정 쾌석원울지기

則豈不足以回天心 而致霈澤手 칙기불족이회천심 이치패택수

頃日引對時 臣等 論審理一事曰 경일인대시 신등 론심리일사왈

以文具爲之則爲虛文 이문구위지칙위허문

以誠心爲之則爲實事云者 亶爲是也 이성심위지칙위실사운자 단위시야

贊襄之責 雖在於下 찬양지책 수재어하

而聽用之實 當出於上 이청용지실 당출어상

入告爾后 出則順之 입고이후 출칙순지

三代君臣 以此致治 삼대군신 이차치치

 

비변사 낭청에 대신의 의지로 말하기를

재앙을 없애는 길이 한 가지가 아니라

억울하게 처해 있는 자들을 심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되겠습니다

동해에 억울한 부인이 있어서 하늘에서 3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대개 원한의 기운이 막히고 맺히면 위로 맑은 하늘에 통하여

화기를 손상하여 이러한 재앙과 화를 부르게 되어 있습니다

진실로 능히 억울하게 덮어쓴 사정을 밝게 살펴서 원통하게 맺힌 기운을 통쾌히 풀어 주면

하늘의 마음을 돌려서 패택의 비를 내리게 할 수 있음에 어찌 부족하겠습니까

지난 번 인대할 때에 신 등이 심리하는 일을 논하여 말씀하시길

빼어난 문장을 갖추려하면 즉 허문이 되고

성심으로 그것을 심리하면 실사가 된다고 이르렀는데 이는 다만 이러하기 때문입니다

협력하고 보좌하는 책임은 비록 아랫사람에게 있으나

당연히 듣고 쓰는 결정은 위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임금께 들어가 고하고 밖으로 나와서는 우리 임금의 계책을 따라야 합니다

3(하 은 주)의 군신들은 이와 같이 하여 정치를 하였습니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왕권국가이지만 그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왕실의 일과 관의 일을 기록해 놓은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는 세계역사상 기록문화의 모범이었음을 보여주는 사례 중에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도 그 하나이다

 

비변사등록은 273책으로 된 필사본으로 1년에 한 권씩 작성하였으나 사건이 많을 때는 여러 권으로 나누어 작성하였고 비변사가 1510(중종 5)에 설치되었으나 1555(명종 10)까지 45년 동안기록은 존재하지 않고 1555(명종 10)부터 기록이 존재하나 임진 왜란후 1616(광해군 8)까지 전후 합계 62년간의 기록은 소실되어 등록이 남아 있지 않으며 1617(광해군 9)부터 1892(고종 29)까지 276년간의 기록이 273책으로 등록에 실려있다

 

비변사는 처음에 변방의 군무에 대비한다는 목적으로 국방 문제에 치중하였으나 임진왜란 이후국방 외교 및 국정 전반에 관한 문제를 결정하는 최고의 국정 의결기관으로 변하면서 비변사등록도 비변사에서 회의가 있을 때마다 낭청(郎廳 郎官)이 입회해서 매일 매일의 회의 상황과 그 의결 상황을 직접 기록하였기 때문에 원본은 단 한 질뿐이며 낭청이 직접 붓으로 쓴 필사본으로 원본은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 도서에 소장되어 있으며 1959~1960년에 국사편찬위원회에서는 해서(楷書)로 옮겨 영인본 28책으로 출판되어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참조]

 

통쾌하게 원통하고 막힌 것을 풀어주다라는 오늘의 성어 쾌석원울(快釋冤鬱)의 세상을 만들려고 수많은 투사들이 강권독재에 몸을 던져가면서 민주주를 외치고 싸워 이룩한 오늘 날 우리사회는 쾌석원울의 세상이 되었는가를 돌아보면 아직도 그 길은 요원하다고 느껴지니 왜 일까 아마 그것은 아직도 우리는 구폐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기득 권력층이 계속 그 권력의 욕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온갖 갖은 일들을 만들고 어리석은 일반인들을 현혹하니 정의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를 느끼지 못하는 일부 추종자들 때문에 밝은 세상사 단 한사람도 억울함이 없는 세상 쾌석원울(快釋冤鬱)한 세상사를 만들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며 쾌석원울(快釋冤鬱)을 휘호하고 백운필담에 담는다

 

 

桓紀 9217727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