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검덕미창 儉德彌彰

백운선사 김대현 2020. 9. 19. 11:23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검덕미창 儉德彌彰

검소할 검덕 덕두루 미밝을 창

 

검소한 덕이 두루 드러나다

 

이 성어는 신라시대 대학자인 최치원선생의 문집인 계원필경집(桂苑筆耕集)권오(卷五)에 어의와 필단을 올린 장문(進御衣段狀)에서 발췌하다

 

右臣久權筦貨 우신구권관화

素乏籌謀 多虧山海之資 소핍주모 다휴산해지자

莫報雲天之澤 막보운천지택

前件御衣並綾錦綺等 전건어의병릉금기등

薄慙蟬翼 輕愧鴻毛 박참선익 경괴홍모

然而舒張則凍雪交光 연이서장즉동설교광

疊積則餘霞鬪彩 첩적즉여하투채

旣成功於鳳杼 기성공어봉저

希入用於龍衣 희입용어룡의

儉德彌彰 致美宜先於黻冕 검덕미창 치미의선어불면

皇恩遠燭 輸誠必鑑於絲毫 황은원촉 수성필감어사호

其疋段物等 기필단물등

臣謹差某官某押領 신근차모관모압령

隨狀奉進 謹進 수상봉진 근진

 

신이 오래도록 물품을 맡아 다스리는 관리로 있으면서

본래 헤아리고 꾀하는 경영능력이 부족해서 나라의 물자를 많이 훼손하고

나라에서 입은 은택에 보답하지 못하였습니다

앞의 건에 어의와 아울러 비단과 아름다운 실 등으로

얇기는 매미 날개에 조금 못 미치고 가볍기는 기러기 털에 조금 뒤지지만

넓게 펼쳐놓으면 빙설의 투명한 빛이 교차하는 듯하고

포개 접어놓으면 저녁노을이 서로 채색을 다투듯 합니다

이미 베틀의 북에서 공을 이루었으니

용의에 쓰이길 희망합니다

검소한 덕이 두루 드러나며 먼저 조종종묘의 착용하는 예복에 아름다움을 다하고

황상의 은혜가 멀리 비추며 실오라기 같이 적지만 바치는 정성을 반드시 살펴 주십시요

그 필단의 물건 등

신이 삼가 모관과 모를 부려 물건을 보호하며 목적지까지 운반하게 해서

장문과 함께 받들어 바칩니다 삼가 바칩니다

 

이 성어는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857~?)선생이 계원필경집(桂苑筆耕集) 주장(奏狀)에 어의와 필단을 올린 장문에서 발췌를 하였는데 계원필경은 신라 헌강왕 11(885)년 때 고운선생이 당나라에서 귀국한 이듬해인 정강왕1(886)년에 당나라에 있을 때의 지은 글 문장을 28권의 문집으로 간추려서 정강왕에게 바쳤다는 기록이 있지만 이 중에 현재 중산복궤집등 8권은 전하지 않고 계원필경 20권만 전하였는데 호남 관찰사로 재직하던 서유구(徐有榘)선생이 1834년 홍석주(洪奭周)선생의 집에 가장(家藏)된 구본(舊本)을 얻어서 편목(編目)과 의례(義例)는 그대로 두고 잘못된 글자만을 교정하여 전주에서 활자본으로 간행함으로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으며 주장(奏狀)은 대부분 당나라 천자에게 올린 글이고 당장(堂狀)은 당나라 관리들에게 올린 글이며 또 격서(檄書) 등이 실려 있고 위곡(委曲)은 당 관원에게 보낸 사적인 편지가 실려 있고 재사(齋詞)는 도교 관계의 글이 있는데 이 중 토황소격문은 고운선생이 문명(文名)을 천하에 떨친 유명한 글이 여기 격서편에 실려 있다 이 계원필경집은 신라와 당과의 교통 및 문화 교류 연구 자료로서뿐 아니라 사륙변려체의 명문을 뽑아 넣은 문집으로 한문학사에 있어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귀중한 자료로 알려져 있다

 

검소한 덕이 두루 드러나다 라는 검덕미창(儉德彌彰)의 아름다운 말 이 성어의 검소한 덕 즉 검덕(儉德)의 기준을 어느 곳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게 다가 갈 것이라 생각하며 상기 발췌문을 보면 얇기는 매미날개에 조금 못 미치고 가볍기는 기러기 털에 조금 못 미친다는 이 최고급비단을 황실에서는 그저 평범한 물건에 지나지 않을 것이고 고관대작 가정은 값진 고급상품일 것이며 가난한 백성들의 가정에서는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겠지만 세상을 물건에 기준을 두고 평가하지 말고 자신이 처한 현재의 삶에서 희망을 바라보는 긍정적 정신적인 측면에서 기준을 두고 검덕을 찾아야 삶의 질이 나아지면서 물건물질의 덕도 함께 검덕의 기준안에 아름다움을 찾아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세상의 기준을 늘 언제나 다각도로 바라보고 느끼며 행하는 일을 현재의 주어진 삶에서 긍정적으로 먼저 바라보고 평가하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검덕미창(儉德彌彰)을 백운필담에 담아 놓고 검소한 덕을 드러내 보려 심혈을 기우려 휘호하다

 

 

桓紀 921783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