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간작상사 看作常事

백운선사 김대현 2020. 9. 21. 10:59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간작상사 看作常事

볼 간지을 작항상 상일 사

 

늘 있는 일로 여기다

 

이 성어는 조선후기 1760년부터 1910년까지 국왕의 동정과 국정에 관한 제반 사항을 수록한 정무일지 일성록(日省錄)에 정조3(1779)83일 남한산성 행궁에 나아가 경숙한(詣南漢行宮經宿)일지에서 발췌하다

 

大扺我東 以蕞爾蝶域 대지아동 이최이접역

粗知禮義之方 世有中華之稱 조지례의지방 세유중화지칭

而今則人心漸至狃安 大義轉益湮晦 이금즉인심점지뉴안 대의전익인회

北走之皮幣 看作常事 不以爲恥 북주지피폐 간작상사 불이위치

思之及此 寧不寒心 사지급차 녕불한심

漢官威儀 不可復睹 한관위의 불가부도

神州腥膻 不可復掃 신주성전 불가부소

惟此北苑尺壇 畧寓執攘之誠 유차북원척단 략우집양지성

大明日月 只照一區之邦 대명일월 지조일구지방

庶可以有辭於後世也 서가이유사어후세야

矧當此年 仰惟 孝廟未就之志事 신당차년 앙유 효묘미취지지사

實不勝慷慨激昂也 실불승강개격앙야

顧今民力凋殘 經費匱乏時 고금민력조잔 경비궤핍시

豈必作遠道行幸 而逢此己亥之歲 기필작원도행행 이봉차기해지세

不有寧陵之幸 則是豈天理人情之所可出乎 불유녕릉지행 즉시기천리인정지소가출호

然列邑供億之弊 各營撼頓之勞 연렬읍공억지폐 각영감돈지로

何嘗食息暫忘也 하상식식잠망야

 

대저 우리 동국은 작은 나비가 노니는 지역인데도

대략 예의의 방도를 알았기에 세상에서 가장 문명한 나라 중화라고 일컬었다

지금은 즉 인심이 점점 안일에 빠져들고 대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사라져 없어지니

북으로 가는 예물을 늘 있는 일로 가볍게 여기고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니 영 한심스럽지 않는가

한관의 위험 있는 거동은 다시 볼 수가 없고

북쪽의 더러운 오랑캐를 다시 제거할 수가 없구나

다만 이 북원의 작은 단에 대략 공물을 바치는 정성을 붙여

크게 밝은 일월이 다만 한 구역의 나라를 비출 뿐이지만

후세에 할 말이 있을 일이 많을 것이다

하물며 이 해를 당해 오직 효묘께서 이루지 못한 뜻을 우러러보며

실로 강개하고 격앙한 심정을 이기기가 어렵도다

돌아보니 지금은 민력이 시들고 쇠잔하여 경비는 모두 쓰여 부족한 시기라서

어찌 반드시 먼 길을 다행으로 다닐 수 있겠나마는 효묘께서 이 기해년을 만나

영릉에 다행히 다니지 않는다면 이것이 어찌 천리와 인정에서 나올 수 있는 바이겠는가

그러나 열읍에서 물자를 바치는 과정에 폐단과 각 영에서 힘든 일을 겪는 수고를

무엇 때문에 잠시 잠깐사이라도 잊을 수가 있겠는가

 

이 성어의 발췌문은 영조36(1760)1월부터 융희4(1910)8월까지 151년간의 조선의 국정에 관한 제반 사항들이 기록되어 있는 왕실일기로서 총 2,329책으로 이뤄진 필사본인 일성록은 귀중한 역사적 자료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참조]

 

발췌문에서 정조대왕이 친히 우리 조선은 예의를 아는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를 중화(中華)라 칭한다라는 발췌문 글을 읽고 왜 정조대왕이 손수 우리를 중화라 하셨을까 중화란 거의 중국을 일컬어 사용한 용어로 알고 있었던 필자에게는 의문 속의 미궁으로 빠지게 하는 단어임에는 틀림이 없는 사실이지만 이 중화의 뜻 가장 문명한 나라를 곰곰이 생각하여 보니 현재의 중국은 한족(漢族)이 중원(中原)을 차지하고 있을 뿐 물산이 풍부하여 경제적 부를 취하기가 수월하여 높은 문화를 발전시켰지만 그 넓은 중원을 다스리는 지배층 왕권은 거의 한족이 아닌 예를 들면 마지막 청나라 황실의 역사서에 우리 시조는 신라인이라고 할 만큼 여진족 추장 누르하치가 황제가 되었듯이 동이족이 아니면 북방민족이 중원을 지배하고 다스리면서 문화를 발전시켜 나간 것이기에 그 예의 문화의 원류는 곧 동방의 삼한이라는 사실이 각종 서책 특히 사서오경에 동방군자국의 이야기가 모든 예절의 시발점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듯이 이미 상고사 때부터 삼한청구는 중화의 나라였음이 증명 된 것을 우리는 그 깊은 사실을 망각하고 오로지 오늘 날 중화를 중국의 전유물로 착각하고 그들 것이라 은연중에 인정해 버린 결과일 것이다

 

중화(中華)의 원류는 우리 동방 삼성신이 물러 준 삼한청구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오늘의 성어 늘 있는 일로 여기다 즉 예사롭다 예사롭게 여기다라는 간작상사(看作常事)의 이 말은 좋은 의미로 쓰일 때는 더욱 더 좋은 말이 없지만 나쁘게 쓰일 때는 이 보다 더 나쁜 용도의 말이 되는 이 간작상사(看作常事)의 예사로운 일이 오늘 날 너무 많이 발생하니 이 또한 예사롭지 아니하니 말이란 성어란 참으로 묘한 여운을 던져주니 간작상사(看作常事)를 늘 하는 일처럼 화선지에 휘호하고 백운 필담에 담는다

 

 

桓紀 921785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