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분혈장담 噴血張膽

백운선사 김대현 2020. 9. 22. 10:09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분혈장담 噴血張膽

뿜을 분피 혈베풀 장쓸개 담

 

피를 뿜고 간담을 헤치다

 

이 성어는 조선 시대 1799년에 규장각에서 정조의 시문 윤음 교지 등을 모아 엮은 책 홍재전서(弘齋全書)권이십오(卷二十五)에 증우의정내각제학충헌공정민시치제문(贈右議政內閣提學忠獻公鄭民始致祭文)에서 발췌하다

 

嗟乎宿昔之朝 臨風而㴑情 차호숙석지조 림풍이소정

寄侑忠文之靈 기유충문지령

于彼關西之坰 曾不一瞬 우피관서지경 증불일순

而又將酹於卿矣 이우장뢰어경의

惜其神精之所聚會 석기신정지소취회

而時未屆乎遐齡 이시미계호하령

則夫何江湖之一病 즉부하강호지일병

遽爾逝水之無停 거이서수지무정

嗟乎契知遇於龍潛 차호계지우어룡잠

討名義於麟經 토명의어린경

噴血張膽 분혈장담

矢不與讎賊而俱生 시불여수적이구생

得以承顧眄於先王日月之明 득이승고면어선왕일월지명

是豈人力之所可營哉 시기인력지소가영재

 

아 얼마 전 아침에 바람 쐴 겸 정에 이끌러

충문공의 영령 앞에 들려

저 관서의 땅을 일찍이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으니

또 장차 경에게 술을 따르게 되었구나

애석하게 정신을 취합하여 모은 바로도

시간은 멀리 오래 사는데 까지는 이르지 못하였으니

어찌하여 강호에서의 한번 아픈 병이

갑자기 흘러가는 물처럼 정처 없이 떠나시는가

아 세손으로 있을 때부터 남의 인격이나 학식을 인정해서 잘 대우함이 깊었고

공자의 춘추에서 명분과 의리를 논하여

피를 뿜으며 간담을 헤쳐서라도

맹세하길 원수와 함께 더불어 살려 하지 않았으며

선왕의 일월과 같은 밝은 보살핌을 잇고 얻었으니

이 어찌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바인가

 

이 성어의 발췌문은 정조대왕이 충헌(忠獻)공 정와 정민시(靜窩 鄭民始 1745~1800)선생 기일에 내린 제문 중에 일부분을 홍재전서에서 발췌를 하였는데 홍재(弘齋)는 정조대왕의 호로 동궁 시절부터 국왕 재위기간 동안 지었던 여러 시문(詩文) 윤음(綸音) 교지 및 편저 등을 모아 6060책으로 편집한 문집인데 정조의 생존시에 정리되기 시작하여 몇 차례 재정리 과정을 거쳤으며 현존하는 것은 순조 대에 편찬된 것이다

 

충헌(忠獻)공 정와 정민시(靜窩 鄭民始 1745~1800)선생은 본관은 온양(溫陽) 자는 회숙(會叔) 영조49(1773)년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하고 홍문관수찬 세자시강원필선에 재직 시에 세손 정조를 보도(輔導)한 인연으로 정조가 즉위하자 승정원 동부승지가 되고 호조참의 성균관대사성 이조참의 규장각직제학 선혜청제조 수어사 대사성 이조참판 예조 호조 이조판서 의정부우참찬 겸 선혜청당상 형조 공조판서 의정부좌참찬 평안도관찰사 병조판서 함경도관찰사 장용위대장 돈녕부판사 등 여러 요직을 차례로 지냈으며 정조가 즉위하면서 홍국영(洪國榮)과 함께 발탁되어 한세상의 모든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으나 끝까지 분수를 지켜 정조의 극진한 사랑을 받은 정와선생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정조는 시장(諡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증직과 시호를 내리기도 하였으니 정조대왕이 선생에 대한 애정은 대단하셨음을 보여 준다 그 후 순조가 즉위하고 벽파(僻派)의 대왕대비 정순왕후 김씨(貞純王后金氏)가 청정하게 되자 사리사욕을 도모한 죄로 삭탈관직 되었으나 뒤에 아들 정성우(鄭性愚)의 상소로 복관되고 우의정에 추증되었으며 시호는 충헌(忠獻)이다

 

오늘의 성어 피를 뿜고 간담을 헤쳐서라도 나라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강직한 충의의 발로인 분혈장담(噴血張膽)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마음이고 할 수 있는 의기일 수도 있지만 실천을 할 수 있는 분은 그리 많지가 않는 것이 역사적 사실인 것은 그 누구도 부인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지극한 충심 효심 애심 즉 충효애가 밑바탕에 깔려 있지 않는 한 분혈장담(噴血張膽)과 같은 자기 몸을 던져서라도 강력한 정신적 육체적 자세를 실천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선명하게 알기에 그런 훌륭한 일을 하신 선현들이 존경스러운 것이며 그것을 본받아 그렇게 되길 원하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면 그 나라는 그 사회는 탄탄한 국력과 단결력이 형성되어 그 사회는 안정 속에 평화로운 행복을 추구하는 낙원의 세상이 되리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분혈장담(噴血張膽)의 자세를 취할 때는 올바른 명분 홍익인간사회 실천이 뿌리 깊게 작용하여 환인 환웅 단군 삼성신이 물러 준 얼을 지키기 위한 충효애의 실천으로 희생된 의거는 영원히 민족의 혼으로 작용할 것이라 믿으며 피를 뿜고 간담을 헤쳐서라도 자기를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지키려는 육체적 정신적 자세인 분혈장담(噴血張膽)을 휘호하고 백운필담에 담는다

 

 

桓紀 921786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