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천휘심륭 闡徽深隆

백운선사 김대현 2020. 9. 24. 16:27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천휘심륭 闡徽深隆

열 천아름다울 휘깊을 심클 륭

 

아름답고 큰 덕을 더욱 드러내다

 

이 성어는 조선후기 1760년부터 1910년까지 국왕의 동정과 국정에 관한 제반 사항을 수록한 등록 정무일지인 일성록(日省錄)에 정조19(1795)117( 경자 )에 경모궁에 옥책과 금인을 친히 올리고 이어 친향하는 예를 행한(親上景慕宮册印仍行親享禮)기사에서 발췌하다

 

具冕服盥洗執圭 以出由東門 구면복관세집규 이출유동문

詣版位行再拜禮 詣階上褥位跪 예판위행재배례 예계상욕위궤

代致詞官 兼引儀 尹夔欽 讀致詞曰 대치사관 겸인의 윤기흠 독치사왈

從子國王某 謹奉上追上尊號 玉册金印 종자국왕모 근봉상추상존호 옥책금인

達訖予還 復位再拜 少東西向立 달흘여환 부위재배 소동서향립

於是登歌 作淸河之曲曰 어시등가 작청하지곡왈

顯顯令德 睟外積中 현현령덕 수외적중

孝悌爲本 神明與通 효제위본 신명여통

沛然莫禦 仰之彌崇 패연막어 앙지미숭

彼淸者河 光啓我東 피청자하 광계아동

保佑申命 于殿于宮 보우신명 우전우궁

軒紀載周 舜慕無窮 헌기재주 순모무궁

書金鏤玉 闡徽深隆 서금루옥 천휘심륭

登歌萬年 福祿來同 등가만년 복록래동

 

곤룡포와 면류관을 갖추고 손을 씻고서 상서로운 옥구슬 홀을 잡고 동문을 경유하여 나가서

제사지내는 자리에 나아가 재배 례를 행하고 섬돌 위에 절하는 자리로 나아가 무릎을 꿇고

치사를 읽는 대치사관은 겸인의와 윤기흠이다 이 치사를 읽기를

조카 국왕 모는 삼가 시호상서 문서와 옥책과 금인을 올립니다

라고 이른 뒤 내가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재배하고 조금 동으로 움직여 서쪽을 향해 섰다

이때 제향에서 댓돌 위에서 연주하는 등가인 청하지곡을 연주하였는데 그 가사에

빛이 나는 아름다운 덕 속에 비로소 쌓인 것 밖으로 나타나네

우애롭고 효도함을 근본으로 삼아서 신명과 더불어 통하였다

성대한 기운 막을 수는 없으니 우러러 볼수록 더욱 높아지네

저 맑고 맑은 강물처럼 우리나라 동방을 밝게 인도하여주었다

보호하고 도우셔서 거듭 펼치신 명 궁전과 궁궐에 이르렀네

세월이 흘러흘러 환갑이 돌아오니 흠모하는 마음 끝이 없도다

금에 쓰고 옥에 새겨 아름답고 매우 큰 덕을 더욱 드러내네

만년을 비는 제향의 음악 연주소리에 복록이 와서 함께하였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17601월부터 19108월까지 151년간의 국정에 관한 제반 사항들이 기록되어 있는 일기로 나는 날마다 세 가지 기준을 가지고 스스로에 대해 반성한다.”는 증자의 가르침을 쫒아 정조대왕 자신이 반성하는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작성된 일성록에서 발췌하였는데 이 책은 임금이 국정을 파악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하였으며 실제로 정조는 국정의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까지 당시 어느 신하들보다 못지않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국정을 파악하는 데에는 이 책의 기록이 매우 중요한 자료로 이용되었으며 신하들이 업무를 처리하는 데 참고하기 위하여 임금의 허락 하에 인출하여 열람하는 경우도 이 책의 기사에 많이 나타나 있는 것으로 봐서는 이 책은 사초로서의 구실을 하여 실록을 편찬하는 데에 이용되기도 하였으며 하루 하루의 일을 기록한 것이므로 사초를 기초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편찬자나 집권세력의 입장에 따라 상당한 정도의 취사선택과 첨삭이 이루어졌던 실록에 비하여 더욱 근본적인 사료로서의 중요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참조]

 

경모궁(景慕宮)은 조선 한성부 동부 숭교방 창경궁의 정원이었던 함춘원(含春苑)에 영조 때 사도세자가 죽은 후 이곳에 사당을 짓고 수은묘(垂恩墓)라 한 것을 정조 즉위 후 경모궁(景慕宮)으로 높여 부르며 정조는 아버지를 한 달에 한 번 참배하기 위해 창경궁에서 경모궁으로 가는 길목에 월근문과 일첨문을 내기도한 사도 세자와 그의 비 헌경 왕후(獻敬王后)의 신위(神位)를 모신 사당이다 발췌문에 청하지곡(淸河之曲)의 가사는 사도세자를 추모하는 내용으로 쓰여졌음을 인지하고 읽으면 이해가 빠를 것이라 본다

 

아름답고 큰 덕을 더욱 드러내는 오늘의 성어 천휘심륭(闡徽深隆)의 좋은 뜻의 성어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으니 우리는 우리의 것 우리 조상들이 쓰시던 좋은 성어들을 찾으려 하지 않았고 너무 무관심에 모르고 있지 않았나 생각을 해 보며 우리는 우리 조상이 남긴 유물에 대해 무관심에 혹여 천대시하지 않았나하고 생각에 미치니 괜히 죄를 지은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은 나만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것이리라 믿으며 아름답고 빛나는 큰 덕을 더욱 더 크게 드러내다라는 천휘심륭(闡徽深隆)을 휘호하고 백운필담에 담는다

 

 

桓紀 921788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