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강개종용 慷慨從容

백운선사 김대현 2020. 10. 5. 10:52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강개종용 慷慨從容

강개할 강분개할 개쫒을 종얼굴 용

 

기개가 있고 침착하다

 

이 성어는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사행(使行)이나 포로 또는 표류 등으로 부산에서 출발하여 일본을 다녀온 이들이 남긴 기록을 문간(文簡)공 담와 홍계희(澹窩 洪啓禧1703-1771)선생이 주 편자이고 서명응(1716-1787) 조엄(1719-1777)등이 엮은 해행총재(海行摠載) 강수은간양록(姜睡隱看羊錄)에 초서 명필인 동토 윤순거(童土 尹舜擧1596~1668)선생이 쓴 발문(跋文)에서 발췌하다

 

夫巾車固罪人之乘 부건차고죄인지승

而先生遂取以爲名者何居 이선생수취이위명자하거

蓋先生執謙卑罪罪人然也 개선생집겸비죄죄인연야

在先生所自處雖如此 재선생소자처수여차

在他人則不可 재타인즉불가

況子弟門生可因是損貶之稱 황자제문생가인시손폄지칭

而不思其變耶 이불사기변야

嗚呼 我先生所遭罹 誠千古罕有之逆境 오호 아선생소조리 성천고한유지역경

而先生所以處之 較然不失於正觀 이선생소이처지 교연부실어정관

其再墮海 九日不食 三疏供九重 기재타해 구일불식 삼소공구중

四年持一節 慷慨從容 사년지일절 강개종용

至誠大義 始終烈烈 지성대의 시종렬렬

凌霜雪而貫日月 質諸天地鬼神而無疑矣 릉상설이관일월 질제천지귀신이무의의

 

무릇 비단이나 베로 막을 쳐서 만든 수레 건거는 실로 죄인이 타는 수레이다

선생이 드디어 건거를 취하여 책 이름으로 삼으신 뜻이 어디에 있겠는가

대개 선생은 완고하게 겸손하여 죄인처럼 자신을 낮춘 것이며

선생에게 있어서는 그 스스로를 처리하시는 것이 비록 이와 같지만

다른 사람에게 있어서는 옳지 못하니

하물며 제자와 아들 문하생으로서 이런 낮추어 칭하고 이 겸손으로 인하여

그 변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호 우리 선생께서 곤란을 당하신 바는 참으로 천고에 드물게 있는 역경인데

선생께서 그것을 처신하신 바는 견주어 똑바로 바라보는 바를 잃지 아니하였으니

두 번이나 바다에 빠지고 9일 동안 먹지 아니하고 조정에 세 번이나 상소를 올리고

4년 동안 한결같은 절개를 지키며 기개가 있으시고 침착하셨으니

지극한 정성과 큰 의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열렬히 서리와 눈 상설을 능가하고

일월을 꿰어 천지 귀신에게 질문해 보아도 의심이 없다

이 성어는 해행총재(海行摠載)에 강수은간양록(姜睡隱看羊錄)에서 발췌를 하였는데 강수은간양록은 조선중기의 문인인 수은 강항(睡隱姜沆1567~1618)선생의 시문집이다

수은 선생은 본관은 진주(晉州)이고 영광 출신이며 좌찬성 강희맹(姜希孟)5대손으로 성혼(成渾)의 문인이며 1593년 전주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 교서관정자가 되고 이듬해 교서관박사가 되고 이어 공조좌랑과 형조좌랑을 역임하고 낙향하여 있던 중 정유재란에 의병 모집등 많은 활동을 하다가 안타깝게도 포로가 되어 일본 오쓰성(大津城)에 유폐 생활 중 출석사(出石寺)의 중 요시히도(好仁)와 친교를 맺고 그로부터 일본의 역사 지리 관제 등을 알아내어 적중견문록(賊中見聞錄)에 수록하여 본국으로 보내기도 했으며 1598년 오사카(大阪)를 거쳐 교토(京都)의 후시미성(伏見城)으로 이송되어 후지와라(藤原惺窩)와 아카마쓰(赤松廣通) 등과 교유하며 그들에게 학문적 영향을 주었으며 이들의 노력으로 1600년에 포로 생활에서 풀려나 가족들과 함께 귀국할 수 있었는데 일본 억류 중 사서오경의 화훈본(和訓本) 간행에 참여해 발문을 쓰고 곡례전경(曲禮全經) 소학(小學) 근사록(近思錄) 근사속록(近思續錄) 근사별록(近思別錄) 통서(通書) 정몽(正蒙) 16종을 수록한 강항휘초(姜沆彙抄)를 남겼는데 모두 일본의 내각문고(內閣文庫)에 소장되어 있으며 운제록(雲堤錄) 강감회요(綱鑑會要) 좌씨정화(左氏精華) 간양록(看羊錄) 문선찬주(文選纂註) 수은집(睡隱集) 등 저서를 남기셨으며 돌아가신 후 영광의 용계사(龍溪祠) 내산서원(內山書院)에 제향되고 일본의 효고현(兵庫縣)에 있는 류노(龍野)성주아카마쓰(赤松廣通)기념비에 이름이 새겨져 있다[민족대백과사전 참조]

 

세상사에 전쟁이 없어야 하지만 전쟁을 해야 한다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것이 나라를 지키는 길인데 그렇게 되려면 늘 항상 국방을 든든하게 해야 하는 것은 역사를 돌아보면 알 것이다 분개하여 의기가 복받쳐 기개를 펼치면서 또한 평온한 모습을 따르는 침착함을 이야기하는 오늘의 성어 강개종용(慷慨從容)은 마음을 다스리는데 반드시 지녀야 할 덕목 중에 하나임은 틀림이 없다고 생각하며 화선지에 휘호하고 백운필담에 담는다

 

 

桓紀 9217819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