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임염량욱 荏苒凉燠

백운선사 김대현 2020. 9. 29. 10:13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임염량욱 荏苒凉燠

들깨 임풀 우거질 염서늘할 량따뜻할 욱

 

싸늘하고 따뜻하게 지나간 세월이 우거진 풀처럼 덧없다

 

이 성어는 광주 목사를 지낸 동강 신익전(東江 申翊全 1605~1660)선생의 시문집인 동강유집(東江遺集) 1권에 도연명의 귀거래사에 차운(次陶淵明歸去來辭)사에서 발췌하다

 

歸去來兮 乘茲五馬將焉歸 귀거래혜 승자오마장언귀

如摘埴之無相 撫身名而堪悲 여적식지무상 무신명이감비

偭淳煕其旣逖 佩訓謨猶可追 면순희기기적 패훈모유가추

憶稚齡之蛾術 矢寡過於知非 억치령지아술 시과과어지비

質菲薄其難化 慨未遂乎初衣 질비박기난화 개미수호초의

遵功令而隨衆 奈所學之日微 준공령이수중 내소학지일미

荏苒凉燠 星歲其奔 임염량욱 성세기분

云余奏策 于彼金門 운여주책 우피금문

紆靑拖紫 榮利攸存 우청타자 영리유존

璞喪以制 木災而樽 박상이제 목재이준

羌束帶而立朝 幾跼影而靦顏 강속대이립조 기국영이전안

際風塵之多警 痛邦家之敉安 제풍진지다경 통방가지미안

伊薛公之魁然 尙被拘於函關 이설공지괴연 상피구어함관

矧事變之糾纏 孰先幾而大觀 신사변지규전 숙선기이대관

嘻頹波之汩汩 繄東注以不還 희퇴파지율율 예동주이불환 중략

 

돌아 가자구나 이 오마는 탔으나 장차 어디로 돌아가리오

지팡이 짚고 진흙길 가는데 돕는 이 없는 것처럼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며 슬픔을 견디는데

순수하게 빛남을 뒤로한 지 이미 오래나 그래도 가르치고 꾀함을 지니고 따라할 수는 있겠다

어린 나이에 개미처럼 익힐 때를 추억하니 지난 잘못을 알아 적지만 맹세하고

자질이 엷고 담박하여 변하기가 어렵지만 슬프게도 벼슬에 뜻을 이루지 못하였네

과거시험유형을 추종하고 대중을 뒤따르니 배운 것이 날로 미진하니 어쩌려오

우거진 잡풀처럼 덧없이 세월이 빨리도 달아나는데

나의 계책을 아뢰어 이르길 저 대궐문에서 맹세하였네

청색 띠 자주 끈을 둘러차고 영예와 이익을 보존한 바

제 모습은 어디가고 다듬어져 베어진 나무는 술통이 되었구나

당당하게 관대 두르고 조정에 나아가 얼마나 몸 숙이며 낯부끄러워했는가

풍진 세상의 많은 경계를 만나니 나라의 안정을 어루만지려니 아프도다

저 제나라 전문 맹상군(孟嘗君)설공의 빼어남도 오히려 함곡관에서 구속되니

하물며 온갖 사건에 뒤엉키니 뉘가 어찌 기미에 앞서서 크게 보리요

아 기울어진 물결이 빨리 흘러흘러 예 동으로 흘러가더니 돌아오지 않는구나

 

이 성어는 동강 신익전(東江 申翊全 1605~1660)선생이 인조 23(1645)11월에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차운(次陶淵明歸去來辭)한 시의 한 종류인 사()인데 동강선생이 광산(光山 광주)의 목사로 부임해 가면서 말 위에서 홀연 도연명의 귀거래사가 떠올라 감흥이 일어 화운하였다는 설명과 이것으로 감회를 읊은 것이지 건방지게 흉내 낼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次陶淵明歸去來辭乙酉仲冬 余有出宰光山之役 馬上忽憶淵明歸去來辭 感而和之 寔以寓懷 匪關效嚬云爾) 설명하면서 읊은 시에서 발췌한 것이다

 

동강 신익전선생은 본관은 평산(平山)이고 부는 영의정 신흠(申欽)이며 모는 전의이씨(全義李氏)로 절도사 이제신(李濟臣)의 딸이며 청음 김상헌(金尙憲)선생의 문하에서 수학하였으며 인조 6(1628)년 종묘제례에서 예악을 연주하는 학행으로 천거 곧이어 재랑(齋郎)이 되고 이후 예문관검열 사간원정언 사헌부지평 등을 지냈으며 인조 14(1636)년 별시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으나 병자호란으로 형 신익성 최명길 등과 같이 소현세자를 따라 청나라 심양에 볼모로 잡혀가기도 하였으며 1639년 서장관으로 청나라 연경 지금의 우한(武漢)에 다녀오고 난후 의정부사인 홍문관부응교 사간원사간 광주목사를 지냈다 동지춘추관사(同知春秋館事)로 인조실록 편찬에 참여하였으며 소현세자(昭顯世子)의 죽음으로 미묘한 처지에 놓여 한때 위태로운 경우도 있었으나 충신(忠信)을 생활신조로 삼아 큰 위난을 당함이 없이 자수(自守)할 수 있었다 선생은 주역을 애독하여 깊이 연찬하였고 문장에 능하였으며 글씨에도 뛰어났다고 알려져 있다 저서로는 밀양집과 동강유집(東江遺集) 193책이 있다[한국민족대백과 참조]

 

싸늘하고 따뜻하게 지나간 세월이 우거진 풀처럼 덧없이 지나가다라는 의미의 성어 임염량욱(荏苒凉燠)은 서늘할 량()과 따뜻할 욱()의 량욱(凉燠)은 춥고 덮고 변화하는 계절을 의미하는 세월이라는 것은 납득이 가지만 들깨 임()과 풀 우거질 염()의 임염(荏苒)은 들깨와 잡풀, 우거진 세월등 여러 가지로 해석을 해 봐도 말은 되는데 무슨 뜻인지 선뜻 이해가 가질 않아서 임염(荏苒)의 유래 출처를 찾아보니 서진(西晉)시대 장화(張華)의 려지(勵志)日與月與 荏苒代謝의 구절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임염(荏苒)의 풀이를 시광점점과거(時光漸漸過去)라하여 세월이 점점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라는 설명을 보고 난후에야 덧없는 세월을 위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곧 덧없이 세월만 보내는 자연적 현상에 적응하는 것도 한 삶의 방편이겠지만 사람으로 났으니 그 사람이 해야 할 일을 하고 간다면 덧없는 세월을 보내는 임염량욱(荏苒凉燠)을 즐긴 사람은 되지말자라는 뜻에서 오늘의 성어로 휘호하고 백운필담에 담는다

 

 

桓紀 9217813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