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청신준일 淸新俊逸

백운선사 김대현 2020. 10. 24. 12:51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청신준일 淸新俊逸

맑을 청새 신준걸 준달아날 일

 

새롭게 산뜻하고 재능이 뛰어나다

 

이 성어는 고려 신종 때 문신 매호 진화(梅湖 陳澕 고려생몰연대미상)선생의 시문집 매호유고부록(梅湖遺稿附錄)에 평품(評品)에서 발췌하다

 

棄菴居士安淳之以曠世大手 기암거사안순지이광세대수

於文章愼推許 어문장신추허

李眉叟嘗以詩求作汲古堂記 리미수상이시구작급고당기

安作記以駁李詩 안작기이박리시

金翰林克己與安同邑又同時 금한림극기여안동읍우동시

安未嘗一與唱和 안미상일여창화

唯於吳先生世才 유어오선생세재

一見歎服不已 일견탄복불이

見陳玉堂澕詩 견진옥당화시

曰 君才已過筠溪 왈 군재이과균계

少進之 可至東坡 소진지 가지동파

序文順公文稿云 서문순공문고운

發言成章 頃刻百篇 발언성장 경각백편

天縱神授 淸新俊逸 천종신수 청신준일

人以公爲李太白 인이공위리태백

蓋實錄云 개실록운

 

기암거사 안순지는 세상에 뛰어난 큰일을 하는 유능한 사람이다

문장으로 추천하거나 허락하기를 매우 신중히 하였다

미수 이인로가 일찍이 시로서 급고당의 기문을 지어 주길 부탁했는데

안순지는 기문을 이인로의 시를 반박하는 시를 지었다

한림 김극기는 안순지와 같은 마을 사람이고 같은 시대 인물인데

안순지는 일찍이 한 번도 그와 더불어 시와 노래로 서로 화답하지 않았다

오직 오세재 선생에 대해서는

한 번 보고 탄복이 그치지 않았다

진 옥당 화의 시를 보고는

말하기를 군의 재주는 이미 균계(송나라 이미손)를 넘어섰으며

조금 더 정진하면 가히 소동파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하였다

문순공 이규보선생의 문고 서문을 지어 이르기를

말을 하면 바로 문장을 이루어 잠시 사이에 100편을 지었다

하늘이 내고 신이 부여한 재주가 새롭게 산뜻하고 뛰어나다

사람들이 공을 일러 이태백이라고 하였으며

대개 실상을 기록한 것이라고 이른다

 

이 성어는 고려 신종 때 문신 매호 진화(梅湖 陳澕 고려생몰연대미상)선생의 시문집 매호유고부록(梅湖遺稿附錄)에 평품(評品)에서 발췌를 하였으나 이 글은 기암거사 안치민(棄菴居士 安置民 생몰미상 고려)선생이 고려시대 그 당시의 문인들의 문장에 대한 평을 최자선생이 편찬한 보한집에 실린 부분을 후에 매화집을 편찬하면서 매호선생의 시에 대한 평이 있기에 매호집 평품에 편집한 것을 소개하며 발췌문 내용 중 성어의 부분은 이규보선생의 문학에 대한 평에서 나온 말이다

 

매호유고집에서 발췌를 한 성어이니 매호선생에 대한 소개가 정상적이겠지만 이 글의 원작자에 대한 궁금증이 더 많아 기암거사 안치민(棄菴居士 安置民 생몰미상 고려)선생에 자료를 찾아보니 선생은 본관이 안강(安康) 자는 순지(淳之) 호는 기암(棄菴) 수거사(睡居士) 취수선생(醉睡先生) 경주(慶州)에 은거하여 살았고 벼슬하지 않았으며 이규보(李奎報) 이인로(李仁老) 유승단(兪升旦) 등과 함께 문명(文名)이 높았으며 그림에 능숙하여 묵죽(墨竹)을 잘 그렸으며 최자(崔滋)가 속파한집(續破閑集) 서문에서 고려 광종조부터 당대까지 문명(文名)이 높은 이들을 모두 종경(鐘磬)에 비길 인물들로 뒤따라 일어나 별과 해같이 서로 광휘를 드러내었다 라고 기술하였는데 당대의 인물로 이인로 이규보 진화(陳澕) 등과 나란히 안치민(安置民)을 꼽았다 이규보가 안치민의 시권(詩券)을 돌려보내며 지은 시에 시의 격조와 문장의 풍부함이 송나라 시인 황정견(黃庭堅)과 당나라 문장가 류종원(柳宗元)에 견줄 만한데도 나라를 위해 쓰이지 못하고 초야에 묻혀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심정이 잘 드러나 있다 또 후한(後漢) 말기의 처사(處士) 방덕공(龐德公)을 떠올리게 한다며 눈썹은 실처럼 드리워졌고 눈동자는 물같이 맑구나(眉毛垂似絲 眸子炯如水)라고 묘사하였으며 안치민의 고결한 면모와 은일지사의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그의 작품으로는 이 복야가 작은 병풍을 내어 놓고 그림을 그리라 하나 자본이 좁아 뜻을 다 펼 수 없으므로 다만 대나무 꼭대기 몇 가지를 그리고 그 뒤에 쓰다(李僕射岀小屛命作墨君地窄未能展意只寫竹頭數梢仍題其後云)라는 칠언절구(七言絶句) 한 수가 동문선에 전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참조]

 

새롭게 산뜻하고 재능이 뛰어나다라는 오늘의 성어 청신준일(淸新俊逸)은 늘 우리 곁에 필요한 말일 것 같다 특히 자기의 재능을 드러낼 때는 새롭고 참신하고 산뜻해야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이기에 그 재능을 발휘하라고 이야기하면 대답은 네하고 잘도 하지만 새로움을 드러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은 분명하다 사람이 가진 두뇌는 어떻게 그 사람이 잘 쓰느냐에 따라 무한의 능력을 발휘하기도하고 그 억만 분의 일도 사용 못하고 버려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변신을 꾀하기 위해선 많이 보고 느끼고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일통만통이라고 하나를 알더라도 제대로 터득하지 않으면 부질없는 티끌밖에 아니 되니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체계적으로 노력하고 생각하고 궁구하면 반드시 청신준일(淸新俊逸)은 누구에게나 다 가능한 성어가 되리라 믿으며 청신준일(淸新俊逸)을 문집에 담고 휘호하여 남긴다

 

桓紀 921798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