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경천위지 經天緯地

백운선사 김대현 2020. 10. 27. 10:55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경천위지 經天緯地


경전 경經 하늘 천 天 씨 위緯 땅 지地  

온 천하의 일을 조직적으로 잘 계획하여 다스리다

이 성어는 논어집주에도 나오지만 본 문집에서는 조선조 중기 문신 여헌 장현광(旅軒 張顯光1554~1637)선생의 시문집인 려헌선생문집(旅軒先生文集)권륙(卷六)잡저(雜著)편에 문설(文說)에서 발췌하다 

天地則萬古一天 萬古一地 천지즉만고일천 만고일지 
而其理無變 故天地之文 未嘗變也 이기리무변 고천지지문 미상변야 
而其在人者 不得不隨世升降 隨人邪正 이기재인자 불득불수세승강 수인사정 
故觀歷代之文 足以知斯道之變矣 고관력대지문 족이지사도지변의 
文有淵奧宏深雄渾簡古者焉 문유연오굉심웅혼간고자언 
有純正剛大峻潔磊落者焉 유순정강대준결뢰락자언 
有卓拔著明平易秀麗者焉 유탁발저명평역수려자언 
此則吉人君子之文也 豈不爲六經之助哉 차즉길인군자지문야 기불위륙경지조재 
其或卑弱委靡鄙劣淺薄者有焉 기혹비약위미비렬천박자유언 
隱晦艱澁險怪麤誕者有焉 은회간삽험괴추탄자유언 
駁雜浮誇破碎俚俗者有焉 박잡부과파쇄리속자유언
此則皆出於心無的見 차즉개출어심무적견 
行無執守 尙氣好奇 행무집수 상기호기
騁辯逞技之人也 빙변령기지인야
只足以亂人耳目 壞人心術 지족이란인이목 괴인심술
曾何補於世敎哉  증하보어세교재 
噫 安得見本末兼盡 有德有言 明斯道之大用 희 안득견본말겸진 유덕유언 명사도지대용 
爲經天緯地之文哉 위경천위지지문재

하늘과 땅은 오랜 세월동안 하나의 하늘이고 오랜 세월동안 하나의 땅이라서 
그 이치에 변함이 없다 그러므로 하늘과 땅의 글은 일찍이 변하지 아니하였다
사람에 있어서 세대에 따라 오르내리고 사람에 따라 간사하고 바름이 없을 수 없다
그러므로 역대의 글을 보면 족히 이 도의 변함을 알 수 있다
글에는 깊고 오묘하고 크고 깊고 힘차고 거침없고 간결하고 심오한 것이 있고
순수하고 바르고 굳세고 크며 높고 고결하여 용모가 준수한 것이 있고
재능이 탁월하고 저명하고 평이하고 수려한 것이 있으니 
이는 길인(선인)과 군자의 글로서 어찌 육경에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혹은 연약하며 나약하고 비열하며 천박한 것이 있으며 
모습을 감추고 지저분하고 험하며 기이하고 거칠고 속이는 것이 있고 
뒤섞여서 어수선하고 거드럭거리고 깨어지고 민가의 풍속인 것이 있으니
이는 즉 모두 마음에서 보는 것이 없고 
행실을 견지하지 못하고 기운을 숭상하고 괴이한 것을 좋아하여 
핑계 대며 합리화하고 재주를 부리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라서
다만 사람의 귀와 눈을 교란시켜서 사람의 마음을 짓궂게 하여서 파괴할 뿐이다
이에 어떻게 세상을 가르치는 데 보탬이 되겠는가
아 어찌하면 본말을 겸하여 다하고 덕도 있고 말도 잘하여 이 도의 크게 쓰임을 밝혀서 
온 천하의 일을 조직적으로 잘 계획하여 다스리는 글을 볼 수 있겠는가

이 성어는 조선조 중기 문신 여헌 장현광(旅軒 張顯光1554~1637)선생의 시문집인 려헌선생문집(旅軒先生文集)권륙(卷六)잡저(雜著)편에 문설(文說)에서 발췌를 하였는데 발췌문 서두에 무릇 만물의 운행이 우주 사이에 분포되어 있기에 귀로 가히 들을 수 있고 눈으로 가히 접할 수 있으며 마음으로 가히 이치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글이 있기 때문이며 만약 글이 없다면 도가 어떻게 도가 될 수 있도록 얻겠는가(凡運行分布於宇宙間 有耳可得以聞焉 有目可得以接焉 有心可得以理會焉者 爲有其文也 道若無文 何得以爲道哉)로 시작하는 문설의 마지막부분에서 발췌를 하였다
여헌 장현광(旅軒 張顯光1554~ 1637)선생은 본관은 인동(仁同) 자는 덕회(德晦) 정구(鄭逑)에게 수학한 적이 있어 퇴계학파로 분류되고 있으나 이기론 심성론 등에서는 이황(李滉)의 학설과 상이한 점이 많으며 선생은 이(理)와 기(氣)를 이원적으로 보지 않고 합일적인 것 혹은 한 물건의 양면적인 현상으로 파악하였으며 경위설에서는 이를 경(經)으로 기를 위(緯)로 비유해 이(理)와 기(氣)가 둘이 아니고 체(體)와 용(用)의 관계에 있음을 주장하였으며 심성론에서는 도심(道心)을 미발지성(未發之性)으로 인심을 이발지정(已發之情)으로 파악했으나 이미 발한 뒤에도 역시 도심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도심이 인심 가운데 있고 인심이 도심 가운데 있어 별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또한 그는 사단(四端)이 칠정(七情)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칠정 가운데에서 본성을 따라 발현해 거짓되지 않은 것이 사단일 뿐이라 하여 사단의 순수 고유한 발현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이러한 선생의 철학은 명나라의 나흠순(羅欽順)과 이이(李珥)의 이기심성론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남인계열의 학자들 중에서는 매우 이색적이고 독창적인 학설이다 저서로는 여헌집 성리설(性理說) 역학도설(易學圖說) 용사일기(龍蛇日記)등이 있으며 성주의 천곡서원(川谷書院) 서산의 여헌영당(旅軒影堂) 인동의 동락서원(同洛書院) 청송의 송학서원(松鶴書院) 영천의 임고서원(臨皐書院) 의성의 빙계서원(氷溪書院) 등에 제향되었으며 시호는 문강(文康)이다

온 천하의 일을 조직적으로 잘 계획하여 다스리다라는 오늘의 성어 경천위지(經天緯地)는 학문을 하는 학자든 정치를 하는 위정자이든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꼭 필요한 말일 것이다 세상은 말하기 좋아서 늘 자신의 잘잘못을 드려다 보지 않고 오히려 남의 허물만을 들춰내어 말하길 좋아하는데 자기 자신의 내면을 깊이 보라 과연 입 밖으로 함부로 뱉어도 되는지를 오늘부터라도 야무지게 경천위지(經天緯地)하여 어떤 일이든 일에 임하자고 나를 재촉하며 붓을 들어 휘호하고 기록에 남긴다


桓紀 9217년 9월 11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