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간고정준 簡古精儁

백운선사 김대현 2020. 11. 4. 10:49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간고정준 簡古精儁


대쪽 간簡 옛 고古 쓿은 쌀 정精 준걸 준儁

간결하며 예스럽고 빼어나며 씩씩하다

이 성어는 고려 신종 때 문신 매호 진화(梅湖 陳澕 고려생몰연대미상)선생의 시문집 매호유고부록(梅湖遺稿附錄)에 평품(評品)에서 발췌하다

今之詩人評曰 李承制公老 금지시인평왈 리승제공로 
辭語遒麗 尤長於演誥對偶之文 사어주려 우장어연고대우지문 
金翰林克己 屬辭淸曠 言多益富 금한림극기 속사청광 언다익부 
金諫議君綏 辭旨和裕 금간의군수 사지화유 
吳先生世才 安處士淳之 富贍渾厚 오선생세재 안처사순지 부섬혼후 
李史館允甫 林先生椿 簡古精儁 리사관윤보 림선생춘 간고정준 
陳補闕澕 淸雄華靡 變態百出 진보궐화 청웅화미 변태백출 
此皆一時宗匠也 차개일시종장야 
欲觀下手之妙 必於巨搆 욕관하수지묘 필어거구 
其短章絶句 不足爲大手之工拙也 기단장절구 불족위대수지공졸야 
我本朝 以人文化成 아본조 이인문화성 
賢儁間出 贊揚風化 현준간출 찬양풍화 
光宗顯德 始闢春闈 광종현덕 시벽춘위 
擧賢良文學之士 玄鶴來儀 거현량문학지사 현학래의
濟濟比肩 文王以寧 제제비견 문왕이녕

오늘날 시인을 평하여 말하기를 승제 이공로는
사어가 굳세고 아름다우며 공고문이나 서로 짝이 되는 대우의 글을 짓는 것에 능하고
한림 김극기는 시문을 이어가는 것이 맑고 활달하며 말이 많을수록 더 풍성하며
간의 김군유는 시문의 뜻이 온화하고 도량이 크고
오세재 선생과 처사 안순지는 시재가 풍부풍성하며 시풍이 웅혼하고 여유롭다 
사관 이윤보와 임춘 선생은 간결하며 예스럽고 빼어나며 씩씩하다
보궐 진화는 시문이 맑고 웅혼하며 화려하면서 갖은 변화를 나타낸다
이들은 모두 한 시대의 최고 종장들이다
시를 짓는 오묘함을 보고자 하려면 반드시 큰 거작을 찾아야 할 것이다
짧은 문장이나 절구에서는 그 커다란 글 짓는 솜씨의 공교로움과 졸렬함을 살피기 어렵다
우리 조선은 인문으로써 교화를 이루었으니 
어질고 준걸한 이들이 간간이 나타나서 풍류의 조화로움을 도와 드러내었다
광종 현덕 연간에 처음으로 과거의 제도를 실시하여
덕행과 재능이 있는 문인 학자를 뽑으니 훌륭한 인물들이 모여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견주었다 이는 마치 문왕이 나라를 편안하게 다스림과 같았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고려 신종 때 문신 매호 진화(梅湖 陳澕 고려생몰연대미상)선생의 시문집 매호유고부록(梅湖遺稿附錄)에 평품(評品)에서 발췌하였는데 보한집(補閑集)에 전하는 기록이다라라고 하므로 보한집의 편저자 최자(崔滋)는 자서(自序)에서 이인로가 고금의 여러 명현의 좋은 문장을 모아서 책으로 엮은 파한집을 당시의 실권자인 최이(崔怡)가 파한집이 너무 소략하니 보완하라고 요청하여 이에 산일된 나머지의 것을 모아 이 책을 만들었다고 편집경위를 밝혀 놓은 귀중한 고려시대의 자료 서책 안에 있는 문장이다

발췌문 평품에서 간결하며 예스럽고 빼어나며 씩씩하다 간고정준(簡古精儁)의 평을 받은 이윤보(李允甫)선생은 고려후기 사관 사륜 등을 역임한 관리로 보한집에 이규보가 이윤보의 시 끝에 쓴 글을 보면 나의 벗 이윤보가 일찍이 쓴 시 부 잡저 50여 편을 소매 속에 넣어 가지고 와서 보였다 라는 구절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전하지 않는다 이윤보는 학식이 매우 정교하고 널리 알아 시와 글은 모두 옛일을 바탕으로 했었다고 한다 임춘(林椿)과 더불어 간결하고 우아하며 정교하고 빼어났다는 평을 받은 분이나 자료가 많지 않아 소략하고 다음 기회에 자료를 더 찾을 수 있길 바라며 선생은 생몰 미상 고려시대 이규보선생과 동시대 인물임을 짐작한다
임춘(林椿)선생의 생몰은 문헌을 상고하면 고려 의종 무렵에 태어나 30대 후반까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일찍부터 유교적 교양과 문학으로 입신할 것을 표방하고 이미 청년기에 상당한 명성을 얻었으며 그러다가 20세 전후에 무신란을 만나 가문 전체가 화를 입고 겨우 피신하여 목숨은 부지했으나 조상 대대의 공음전까지 탈취 당하고 개경에서 5년간 은신하다가 가족을 이끌고 영남지방으로 피신하고 약 7년여의 타향살이를 겪으면서도 당시 정권에 참여한 인사들에게 벼슬을 구하는 편지를 쓰는 등의 자천(自薦)을 시도했으며 다시 개경으로 올라와 과거준비까지 한 적이 있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실의와 빈곤 속에 방황하다가 결국 일찍 죽고 말았지만 선생은 현실인식의 태도에 있어 유자(儒者)로서의 입신행도의 현실관을 견지하였고 남달리 불우하였던 생애를 군자의 도로 지켜가고자 하였으며 이인로(李仁老)를 비롯한 죽림고회(竹林高會) 벗들과는 시와 술로 서로 즐기며 현실에 대한 불만과 탄식을 하면서도 자신의 큰 포부를 문학을 통하여 피력하였는데 선생의 시는 강한 산문성을 띠고 있으며 거의 그의 생애의 즉물적 기술이라 할 만큼 자신의 현실적 관심을 짙게 드러내고 있으며 선생이 저술한 가전체소설인 국순전(麴醇傳) 공방전(孔方傳)은 신하가 취하여야 할 도리에 대한 입언(立言)이면서 당세의 비리를 비유적으로 비판한 의인체 형식의 문장을 취한 작품이다 다음 기회에 선생에 대한 소개 할 기회가 오면 더 많은 자료들을 찾아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참조]
오늘의 성어 간결하며 예스럽고 빼어나며 씩씩하다 라는 의미의 간고정준(簡古精儁)을 소개하면서 어떤 사람이든 평을 받는다는 것은 평에 따라 유쾌와 불유쾌가 동반되는 것이라서 참 조심스러운 말일 수가 있다 평을 받을 때는 자기만의 독특한 색깔을 가진 이가 있는가하면 두리뭉실 평범한 이도 있다 가급적 예술인이라면 독특한 자기만의 개성이 있는 평을 받는 것이 가장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믿으며 오늘의 성어로 간고정준(簡古精儁)을 휘호하고 성어문집에 담는다

桓紀 9217년 9월 19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