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퇴파율혼 頹波汩溷

백운선사 김대현 2021. 3. 18. 18:48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퇴파율혼 頹波汩溷

무너질 퇴물결 파흐를 율어지러울 혼

 

거세게 흘러내려가는 물살에 혼탁하게 휩쓸리다 즉 무너져 가는 세상에 어지럽게 뒤 섞이다

 

이 성어는 조선 인조 때의 문신 학자인 청음 김상헌(淸陰 金尙憲1570~1652)선생의 시문집인 청음선생집(淸陰先生集) 권십오(卷十五)에 월정 윤근수선생에 대한 제문(祭月汀先生文)에서 발췌하다

 

夫才名寵渥華顯 人所易驕 부재명총악화현 인소이교

未有不以矜傲毀者 미유불이긍오훼자

而先生之謙恭自抑 無不愛者也 이선생지겸공자억 무불애자야

異功高爵重祿 人所易侈 이공고작중록 인소이치

未有不以奢泰累者 미유불이사태루자

而先生之淸白一節 無不服者也 이선생지청백일절 무불복자야

逼側危途 老於世變 핍측위도 로어세변

人所易怵 未有不以浮沈譏者 인소이출 미유불이부침기자

而先生之含貞耿介 無不敬者也 이선생지함정경개 무불경자야

噫 自古有才 者未必皆賢 희 자고유재 자미필개현

有功者未必皆忠 有福者未必皆正 유공자미필개충 유복자미필개정

今先生兼有而備享之 금선생겸유이비향지

援終考始 萬事無憾 원종고시 만사무감

而其所以痛之不已者 이기소이통지불이자

先生之歿而世無愛士之人也 선생지몰이세무애사지인야

先生之歿而世無樂善之人也 선생지몰이세무악선지인야

頹波汩溷 淸操不得復見也 퇴파율혼 청조불득부견야

末俗忿狠 雅論不得復聞也 말속분한 아론불득부문야

朝廷闕禮遺文 何所咨而徵焉 조정궐례유문 하소자이징언

後生學業疑難 何所就而正焉 후생학업의난 하소취이정언

嗚呼痛哉 오호통재

 

대개 재주와 명예로 총애와 은혜를 입어 화려하게 드러나면 사람이 쉽게 교만하게 되어

자랑하고 업신여겨 스스로를 헐어버리지 않는 자가 없는 바입니다

그리하나 선생은 겸손하고 공손하며 스스로 자제하셨으니 사랑하지 않은 자가 없었습니다

세운 공이 남다르고 벼슬이 높으며 봉록이 많으면 사람이 쉽게 사치하게 되어

사치와 거만으로 스스로 누를 끼치지 않는 자가 없는 바입니다

그리하나 선생은 깨끗하고 맑게 한결같은 절개를 지켜 복종하지 않은 자가 없었습니다

위태로운 길에 가까이 다가오거나 세상의 변화를 많이 겪으면

사람이 쉽게 두려워하게 되어 그에 따른 성한 세도로 비난을 받지 않는 자가 없는 바입니다

그리하나 선생은 곧은 심지를 머금고 굳은 절개를 빛냈으니 공경하지 않은 자가 없었습니다

아 예로부터 재주 있다하여 재주 있는 자가 반드시 모두가 어질지는 않았으며

공이 있는 자가 반드시 모두 충성하지 않았고 복 있는 자가 반드시 모두 바르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선생은 이것을 겸하고 있으면서 그것을 갖추고 누렸으니

선생의 처음과 끝을 끌어다가 상고해 보면 만사가 모두 유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애통한 마음을 그치지 못하는 것은 이런 경우입니다

선생께서 돌아가시니 세상에는 선비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게 되고

선생께서 돌아가시니 세상에는 선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게 되었습니다

거세게 흘러내려가는 물살에 혼탁하게 휩쓸려서 청결한 지조를 다시 볼 수 없게 되고

망해가는 세상 분노하는 소리에 우아한 논의는 다시 들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조정 대궐에서 잘못되거나 남은 예문에 그 누구에게 자문을 구하고 징험하며

후학이 학업에 의문스럽거나 어려움에 그 누구에게 나아가서 올바름을 물어 봅니까

아아 애통합니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조선 인조 때의 문신 학자인 청음 김상헌선생이 월정 윤근수선생의 기일에 쓴 제문(祭月汀先生文)의 일부분이다

 

월정 윤근수(月汀 尹根壽15371616)선생은 명종 13(1558) 21세에 별시(別試) 병과6(丙科6) 급제하고 암행어사 승문원권지부정자에 임용된 다음 승정원주서 춘추관기사관 연천군수 등을 역임하고 1562년 홍문관부수찬에 임명되고 1565년 홍문관부교리로 재기용되고 33세 선조 3(1570) 전한(典翰) 윤근수(尹根壽) 구황 적간 어사(救荒摘奸御史)에 임명되었으며 그 후 교리 응교를 지내고 사가독서를 마친 뒤 1570년 동부승지로 승진되었다 선조 때 관련기록에 직제학(直提學) 이산해(李山海)와 전한(典翰) 윤근수(尹根壽)를 구황 적간 어사(救荒摘奸御史)에 임명하여 파견하였으며 어사 윤근수가 연기 현감 이봉수가 구황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보고하여 아뢰기를 연기 현감(燕岐縣監) 이봉수(李鳳壽)는 구황(救荒)을 제대로 하지 않았으니 파직시키소서 하였다 이 때 중외(中外)에서 굶주려 죽은 백성들 가운데 사족(士族)의 부녀가 더욱 많았다 월정선생은 문장과 글씨에 뛰어나 당대의 거장(巨匠)으로 손꼽혔으며 특히 그의 글씨는 영화체(永和體)라 하여 격찬을 받았다고 한다 저서로는 월정집 월정만필 사서토석 마한사초 한문질의 송도지 조천록 조경창수 등이 있으며 글씨로는 양주의 이판서윤경묘비 상주의 윤연령부인박씨갈 등이 전한다 시호는 문정공이시다(한국콘텐츠진흥원 및 다음백과 참조)

 

거세게 흘러내려가는 물살에 혼탁하게 휩쓸리다 즉 무너져 가는 세상에 어지럽게 뒤 섞이다 라는 의미인 오늘의 성어 퇴파율혼(頹波汩溷)의 발췌문을 읽으면서 월정선생을 지극히 공경하는 마음이 어디에서 나왔을까 발췌문을 탐독하니 선생이 취할 바와 행할 바의 경계를 삼가고 무너져가는 세상일지라도 청결한 지조를 지키시는 참 모습을 보면서 보통 사람들은 시류에 거세게 흘러내려가는 물살에 혼탁하게 휩쓸리는 퇴파율혼(頹波汩溷)이 되게 마련이지만 진정한 나라와 민족을 위하는 사람이라면 지조를 지켜야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깨달으며 퇴파율혼을 백운필담에 담고 이 성어를 휘호로 남긴다

 

桓紀 9218(신축)25일 오후에 白雲仙士 金大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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