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우유자적 優游自適

백운선사 김대현 2021. 3. 22. 18:06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우유자적 優游自適

넉넉할 우헤엄칠 유자 스스로 자갈 적

 

한가롭게 노닐며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만족하게 지내다 즉 어떤 특별한 일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편안하게 즐기며 사는 것을 말한다

 

이 성어는 조선 후기의 도학자이자 경세가인 유학자 갈암 이현일(葛庵 李玄逸 1627-1704)선생의 시문집인 갈암집(葛庵集) 16권에 주하경 건에게 답함(答朱廈卿 楗)에서 발췌하다

 

豐城摻別 迨深依黯 풍성섬별 태심의암

忽奉七月半後書 開緘驚喜 홀봉칠월반후서 개함경희

疑若夢寐 就悉秋涼 의약몽매 취실추량

侍學珍勝 益用忻寫 시학진승 익용흔사

纍人途中 正犯潦熱 류인도중 정범료열

十生九死 艱難歇泊 십생구사 간난헐박

人馬一行 粗幸無事 인마일행 조행무사

實非始慮所及也 旣到 실비시려소급야 기도

聞邑底近海湫惡 문읍저근해추악

移接于縣北所謂玉龍洞 이접우현북소위옥룡동

卽尹孤山謫居時所寓也 즉윤고산적거시소우야

頗有幽趣 水泉亦好 파유유취 수천역호

粗可以優游自適 是亦窮途之幸也 조가이우유자적 시역궁도지행야

賢者知之 勿向外人道說 현자지지 물향외인도설

恐不厭憎嫉者之心也 공불염증질자지심야

此來窮寂無他擾 借得人家數十卷書 차래궁적무타요 차득인가수십권서

爲日夕遮眼之資 위일석차안지자

雖心目日漸耗短 不能潛心硏索 수심목일점모단 불능잠심연색

亦足樂而忘憂耳 역족악이망우이

承諭 方且聚徒講業 승유 방차취도강업

逖聞風聲 誠可歎尙 적문풍성 성가탄상

更願毋以臨深爲高 得少爲足 경원무이림심위고 득소위족

益從事於溫習體驗之工 익종사어온습체험지공

究此大業 寔所望也 구차대업 식소망야

 

풍성(익산지역 옛 풍제현)에서 손을 잡고 한 이별은 지금까지도 몹시 슬프기 한이 없는데

문득 7월 보름 지나 보내주신 편지를 받아서 뜯어 읽고는 놀랍고 기뻐서

마치 꿈속에 있는 듯 의아스러웠는데 모두 다 이 편지로 서늘한 가을바람에

시학이 건승하다 하니 더욱 마음이 기쁘게 되네

억매인 몸인(유배) 나는 길가는 도중에 무서운 장마와 무더위 만나

수십 번의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간신히 어렵게 이곳에 도착했네

그럭저럭 다행스럽게 인마와 일행이 무사하여

참으로 이른 곳이 처음에 염려했던 바가 아니었다네 이미 도착하고 보니

고을이 바다에 가까이 있어서 습기가 많아 나쁘다는 말을 듣고

현 북쪽의 옥룡동이라는 곳으로 옮겨 자리 잡았는데

바로 윤고산(윤선도)이 유배되어 머물던 곳이네

자못 그윽한 정취가 있고 물 샘물이 또한 좋아서

그럭저럭 한가롭게 노닐며 만족하게 지내니 이 또한 어려운 처지에서 다행이네

현자 그대께서만 알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 말을 말하지 말게나

나를 미워하고 질투하는 자들의 마음이 싫어하지 않을까 두렵다네

이곳은 궁벽하고 한적하여 달리 어지럽지 않기에 남의 집에서 책 수십 권을 빌려다

밤낮으로 눈을 가려주는 자료로 삼아 빌려온 책을 읽고 있다네

비록 마음과 눈이 날로 점차 줄어들고 짧아져서 깊이 빠져 연구하고 살펴볼 수는 없으나

또한 족히 근심을 잊고 즐길 만 할 뿐이네

편지를 읽어보니 바야흐로 장차 학생들을 모아 놓고 강업을 한다고 하였는데

멀리서 이런 좋은 소식을 들으니 참으로 감탄스럽고 높이보이네

다시 바라건대 깊은 곳을 보았다고 자신이 높다거나 적은 것을 터득하고선 만족하다하지 말고

더욱더 원만하게 익히고 체험하는 공부에 힘써서

이 대업을 궁구하시게 진실로 내가 바라는 바이네

 

이 성어의 발췌문은 조선 후기의 도학자이자 경세가인 유학자이며 본관은 재령이고 자는 익승 아버지는 참봉 이시명이며 어머니는 안동 장씨로 장흥효의 딸이고 이휘일의 아우인 갈암 이현일선생이 주하경 건에게 답한 편지글의 일부인데 주하경 주건선생은 필히 보통 인물은 아닌 듯하여 자료를 찾아보니 아쉽게도 인터넷 상에 올라 온 자료들이 미약하지만 요약된 자료를 정리해 보면 수문장을 지낸 하경 주건(廈卿 朱楗15561637)선생은 영해사람이고 임진년 왜적이 침범하자 대가가 의주로 파천을 하였다 부졸 한효순이 적을 물리치고서 보고를 할 때 주건선생이 험로를 뚫고 행재소로 달려갔다 임금은 공에게 수문장을 제수하였으나 사흘을 공직한 뒤에 고향에 노모가 계시다는 이유로 사직을 하고 되돌아 왔다 얼마 뒤에 화왕산성의 곽재우 의병진에 참여하였다 갑오(1594)년 봄에 형 봉사공과 함께 무과에 급제하였다 그러나 행재소를 다녀올 때 고질병에 걸렸으므로 진취를 포기하고 양한하다가 82세로 세상을 떠났으니 가석한 일이다 상기 자료는 이휘일선생의 증손자인 이주원(李周遠 17141796)선생이 찬한 수문장웅천주공묘갈명의 내용이다 [한국국학진흥원 자료 참조 면운재집 (저 이주원)에서]

 

어떤 특별한 일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편안하게 즐기며 사는 것을 말하는 오늘의 성어 우유자적(優游自適)을 유배 길에서도 성현의 풍모를 그대로 나타내시는 갈암선생의 편지글을 읽으면서 급할수록 어려울수록 더 넓고 더 깊이 너그럽게 생각해야겠다 즉 우유자적(優游自適)하는 마음가짐이 오히려 더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될 듯도 하다싶어 성어문집 백운필담에 담고 유유자적하게 우유자적을 휘호로 남겨둔다

 

桓紀 9218(신축)210일 오후에 白雲仙士 金大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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