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차안소일 遮眼消日

백운선사 김대현 2021. 5. 3. 18:03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차안소일 遮眼消日

막을 차눈 안사라질 소날 일

 

눈을 가릴 거리로 날을 보내다 즉 책을 읽으면서 날을 보내다

 

이 성어는 조선중후기 문신 대학자 입재 정종로(立齋 鄭宗魯 1738~1816)선생의 시문집인 입재선생문집(立齋先生文集) 권십일(卷十一)에 채서범에게 답(答蔡筮範)편지에서 발췌하다

 

惟是一片靈臺 猶有不全昧者存 유시일편령대 유유불전매자존

時以舊所鑽故紙 遮眼消日 시이구소찬고지 차안소일

而義理精微 이의리정미

無由竆究到極處 무유궁구도극처

管窺咫聞 관규지문

亦只爲霎時光景而止 역지위삽시광경이지

旋卽思之 茫不知何謂 선즉사지 망불지하위

則古所謂畫脂鏤冰及漏器盛水者 즉고소위화지루빙급루기성수자

政此物今日之謂也 정차물금일지위야

用是撫躳自悼 無復向朋友說道 용시무궁자도 무부향붕우설도

而今老兄之所期望料揣者 甚不近似 이금로형지소기망료췌자 심불근사

乃至於此眷念之厚 雖極感荷 내지어차권념지후 수극감하

而奈此舊忘新昧 承當無路 이내차구망신매 승당무로

只益愧死何 지익괴사하

別紙下詢 厚意不敢虛辱 별지하순 후의불감허욕

謹以淺見 略此仰復 근이천견 략차앙부

而其言之中理未必 이기언지중리미필

於此亦可見空疎已極 어차역가견공소이극

無足與語 然倘賜駁敎 무족여어 연당사박교

俾知其誤則爲幸大矣 비지기오칙위행대의

如何如何 여하여하

 

오직 이 한 조각의 마음은 마치 온전히 탐내지 않는 것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아

때때로 옛날에 꿰뚫어 봤던 오래된 낡은 책을 읽으면서 날을 보내지만

의리는 깊고 미묘합니다

끝까지 궁구하여 지극한 곳에 다다를 수 있는 법은 없습니다만

좁은 식견으로 지척에서 들었었고

또한 다만 짧은 시간 잠시 벌어진 광경이었을 뿐 그만 두었습니다

돌이켜서 곧 그것을 생각하면 아득히 무엇을 말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옛날에 일컫는바 기름에 그리고 얼음에 새기거나 새는 그릇에 물을 채우는 것은

바로 오늘 이 세상물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 몸을 어루만지고 스스로 슬퍼했었지 다시 벗을 향해 할말이 없어서

지금 노형이 기대하여 헤아리고 짐작하는 바는 심히 거의 비슷하지 않습니다

이에 이 돌아보고 생각하는 두터움에 이르러서는 비록 매우 감사하게 여겼으나

어찌하여 옛것은 잊어버리고 새것은 어둔해서 받들어 감당할 길이 없으니

다만 부끄러움이 더하여 죽을 것 같아 어떠하겠습니까

별지에서 물어 오신 것은 두터운 뜻을 감히 헛되게 할 수 없어

삼가 얕은 견해로써 대략 이 답장을 올립니다만

그 말이 이치에 맞다고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 없으며

이에 또한 이미 그 끝의 공허함을 볼 수 있어서

족히 함께 얘기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하나 만약 논박한 가르침을 내려 주시어

더하여 그 잘못을 알게 해 주신다면 매우 다행일 것입니다

어떻게 여기시고 어떻게 여기십니까

 

이 성어의 발췌문은 조선중후기 문신 대학자 입재 정종로(立齋 鄭宗魯 1738~1816)선생이 쓴 채서범에게 답(答蔡筮範)한 편지 중에 일부이다

 

입재 정종로선생은 경상북도 문경 출신 본관은 진주 자는 사앙(士仰) 호는 입재 또는 무적옹(無適翁) 대제학 정경세의 6대손이고 이상정의 문인으로 영남학파의 학통을 계승하였고 처음부터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성리학 연구와 강학 저술에 전념했으나 학문과 지조 있는 행실로 여러 번 관직에 천거되었고 정조 13(1789) 광릉참봉에 제수되고 정조가 재상 채제공에게 정종로의 인품을 물었을 때 채제공은 정종로를 경학과 문장이 융성하여 영남 제일의 인물이다 라고 칭송하여 이에 의금부도사로 특진되었고 1796년 사포서별제 1797년 강령현감 함창현감에 제수되고 벼슬을 사직하고 고향에 돌아간 뒤에도 사헌부지평과 장령 등의 직함이 내려오기도 하였으며 선생은 태극권자설과 태극동정설을 통해 태극의 개념을 논의하면서 태극이나 이가 동정함을 주장하였다 그것은 태극과 동정을 분리시키는 이원주의를 비판하는 것이었으며 또한 분개간의 개념적 분리를 인정하면서 혼융간의 일관성의 인식도 병행시키고 있었으며 따라서 이이의 성리학설이 이와 기가 서로 떠날 수 없음만 강조하고 이와 동정을 분리시켜 기만의 능동성을 인정하고 이는 마치 죽은 사람이 짐처럼 말 등에 실려 있는 것으로 본다고 비판하였으며 선생의 문하로는 이원조 강엄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문집인 입재집과 소대명신언행록(昭大名臣言行錄)등이 있으며 우산서원(愚山書院)에 제향되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선생이 답한이 채서범은 채시주(蔡蓍疇 1739~1819)로 본관은 인천(仁川) 호는 운재(芸齋)이며 서범은 그의 자이며 문경에 거주하였으며 청대(淸臺) 권상일(權相一)과 대산(大山) 이상정(李象靖) 두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한국고전번역원 자료]

 

눈을 가릴 거리로 날을 보내다 즉 책을 읽으면서 날을 보내다 라는 오늘의 성어 차안소일(遮眼消日)이 모든 것을 잊게 하고 걱정 없이 책을 벗 삼아 눈앞을 가려주는 독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면 필자는 아마도 먹물로 차안소일을 그림같이 그리고는 성어문집 백운필담에 담아놓고 함께 읽을 친구를 찾아 하하 웃을 것이다

 

桓紀 9218(신축)322일 오후에 白雲仙士 金大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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