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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가집야생화소식/세상 이야기

엉컹키의 효능

by 백운선사 김대현 2011. 12. 10.

 

엉겅퀴, 왜 좋은가?

엉겅퀴는 간질환과 산후부종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민간약이다. 지금은 그 가치를 아는 사람이 드물지만 예전부터 우리 민가에서 황달에 걸려 얼굴이 누렇게 뜬 사람이 생기면, 동네 노인이 산에 나가 엉겅퀴를 채취하여 삶은 물을 먹여 나아주곤 하였다. 또한 간경화로 복수가 차오르거나, 산후부종으로 얼굴과 팔다리가 붓는 사람도 엉겅퀴 삶은 물을 먹고 복수와 부기가 낫곤 하였다.


필자도 어릴 때 집안의 부종환자 치료를 위해 할머니를 따라 산에 나가 엉겅퀴를 채취한 기억이 난다. 그때 엉퀴를 달여 먹은 환자가 며칠 지나지 않아 말끔히 병고를 털고 일어나 걱정했던 주위 사람들을 안도케 한 적이 있다.


이런 엉겅퀴를 이용한 민간요법은 서양에서도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독일의 자연치료사인 라데마커라는 사람은 경험적으로 입증된 엉겅퀴의 효능에 주목하여 "엉겅퀴가 간과 담낭의 질환 및 황달 등에 뛰어난 약효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이후로 엉겅퀴는 전 세계적으로 간질환 치료에 효능이 있는 약초로서 더욱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최근 독일의 성인병 연구를 전문적으로 하는 한 회사는 엉겅퀴에서 추출한 물질로 간경화 치료제를 개발하였는데, 그 효능이 뛰어나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이 회사는 세계 각국의 엉겅퀴를 분석 비교한 결과, 한국산 엉겅퀴의 효능이 가장 뛰어나 한국에 대량수출 의사를 타진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로서도 엉겅퀴의 효능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고, 다른 나라보다 우수한 약초를 가지고 있슴에도 이를 효과적으로 개발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원료 수출국으로만 만족한 채, 독일이 우리의 엉겅퀴를 가지고 전 세계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는 걸 보고만 있어야 하는 처지라 하겠다. 서양의학의 잣대로만 의학적 가치를 판단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의료영역이 아니라면 무조건 없애려 하는 우리의 의료풍토가 낳은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간질환 치료에 효능을 보이는 엉겅퀴의 성분은 씨에서 축출된 실리마린(silymarin)이다. 이 성분은 간세포의 신진대사를 증가시키고 간세포를 독성의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가 탁월한데, 지금까지 세계의 제약회사들이 간을 보호하는 많은 약을 만들어 냈지만 실리마린의 효과에 비견할 만한 것은 만들어내지 못했었다.


그렇다고 엉겅퀴의 씨만 간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다. 경험적으로 이미 엉겅퀴는 잎·줄기·뿌리에도 간질환 치료에 약성이 있슴이 증명되어 있다. 따라서 암을 비롯한 간질환 환자나, 화학약을 많이 복용한 사람이나, 과음을 하는 사람이나, 화학독성물질에 노출되어 일하는 사람이라면 엉겅퀴의 전초(全草)를 규칙적으로 복용한다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욱이 엉겅퀴는 독성이 없으므로 오래 먹어도 무방하다.


엉겅퀴, 어디에 좋은가?

엉겅퀴의 맛이 쓰고 성질은 서늘하다. 대개 간장경과 심장경에 작용한다. 체내에서의 작용은 양혈지혈(凉血止血)과 어혈소종(瘀血消腫)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본초강목>은 "큰엉겅퀴는 어혈을 흩어 버리고, 작은엉겅퀴는 혈통(血痛)을 다스린다"라고 하였다. 또 <동의학사전>엔 "열을 내리고 출혈을 멈추며 어혈을 삭이고 부스럼을 낫게 한다. 약리실험 결과 혈액응고촉진작용, 혈압강하작용, 해열작용 등이 밝혀졌다"라고 소개하였다.


결국 엉겅퀴의 찬 성미가 간장과 심장에 들어가 청열효능을 발휘하여 간열을 내려 간질환을 치료하는 효능을 나

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엉겅퀴, 어떻게 쓰나?

엉겅퀴의 약재 이용법은 먼저 여름철에서 가을철 사이에 전초를 채취한다. 엉겅퀴의 생것을 그대로 써도 되고, 햇볕에 말려 두었다가 써도 된다. 간질환과 산후부종에는 하루에 생뿌리30~60그램이나, 말린 뿌리 6~12그램을 달여 먹거나 즙을 내어 먹는다. 치료효과를 더욱 높이려면 간질환의 경우, 엉겅퀴에다 결명자·구기자·질경이·민들레·쇠비름·인진쑥·수양버들의 새순·옥수수수염·참빗살나무·유근피·산머루덩굴·노나무·민물고둥(산 것만 골라 써야 한다)·천황련·집오리 등의 민간약을 같은 양으로 함께 넣어 달여 먹는다.


또 산후부종의 경우에는 엉겅퀴와 함께 늙은 호박·대추·계피·당귀·천궁·작약·민들레·쇠비름·쇠무릎·은행나무의 새순·수양버들의 새순·옥수수수염·택사·목통·참빗살나무·유근피를 역시 같은 양으로 넣어 달여 먹는다.


이같은 간질환과 산후부종 치료효과 외에도 엉겅퀴는 유방암·외상·종창·피부염·신경통·각혈·구토·대하증·출혈·위염·소변장애·정력부족·각기·치질 등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민간약이다. 유방암은 생잎이나 생뿌리를 찧어 달걀 흰자위에 개어 환부에 붙인다. 외상·종창·피부염에는 생뿌리를 짓찧어 붙이거나 달인 물로 씻으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생잎을 찧어 붙여도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산보방(産寶方)>은 "부인의 하혈에 엉겅퀴 뿌리를 즙으로 짜서 마시면 즉효하다"라고도 하였다.


또 관절염·신경통·견비통 등에는 소주 1.8리터에 엉겅퀴 생뿌리 3백 그램이나 말린 뿌리 50그램을 담가 5개월 이상 숙성시켜 복용하면 유용하다. 각혈·구토·대하증·출혈·위염·소변장애·정력부족·각기 등에는 엉겅퀴 마른 뿌리를 기준으로 매일 10~20그램씩 달여 먹으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또 척추카리에스에는 잎과 뿌리의 생즙에 밀가루를 반죽하여 환부에 붙이고, 치질에는 잎과 뿌리를 삶아 그 물로 환부를 세척하면 효과가 있다.


엉겅퀴, 어떻게 먹나?

한편 엉겅퀴는 잎과 줄기에 단백질·탄수화물·지방·회분·무기질·비타민 등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가 높은 식품이기도 하다. 봄·여름에 돋아나는 비교적 가시가 연한 어린 잎은 살짝 데쳐서 약간 쓴 맛을 우려낸 뒤 나물로 무쳐 먹고, 가을에 나온 잎이나 뿌리는 된장국과 찌개를 해서 먹으면 좋다. 일본·미국·유럽 등지에서는 어린 순보다는 크게 자란 줄기를 조림이나 저림 등으로 만들어 먹고 있다.

   또 엉겅퀴의 씨를 차로 끓여 마셔도 좋은데, 이용법은 맥주잔으로 한 잔 정도의 끓는 물에 잘게 부순 엉겅퀴 씨를 한 찻숟갈 넣는다. 그리고 10-15분 간 뚜껑을 덮고 우려낸 뒤 식사 30분 전과 잠자기 30분 전에 뜨거운 상태에서 마신다. 페퍼민트 차를 혼합하면 맛뿐만 아니라, 약효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엉겅퀴의 특성

엉겅퀴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산이나 들에 자생한다. 6월에서 8월 사이에 자주색 또는 적색의 둥근 모양의 꽃을 피우고, 10월에 열매가 익는다. 꽃의 크기는 4-.5센티미터이고 줄기의 끝에서 핀다. 씨의 길이는 7mm 정도이고 흰색의 깃털이 나있다. 잎 전체는 길쭉한데 잎줄기를 중심으로 작은 잎이 새 날개 모양으로 6~7쌍 갈라진다. 잎의 양면에는 흰색 털이 무수히 있고, 가장자리에 거친 톱니와 날카로운 가시가 나 있다. 줄기는 곧고 골이 나 있으며, 원뿌리가 땅속 깊이 내려가므로 어지간한 가뭄에도 끄떡 없다. 이런 모습이 엉겅퀴를 억세고 강인하게 보이게 한다. 다 자라면 키가 50~100센티미터에 이른다.


엉겅퀴의 종류는 큰엉겅퀴·지느러미엉겅퀴·초엉겅퀴·가시엉겅퀴·흰가시엉겅퀴·바늘엉겅퀴 등 전세계적으로 2만종이 있다. 그 중 인가 근처에 자생하는 큰엉겅퀴와 지느러미엉겅퀴가 효능이 뛰어나 민간약재로 주로 쓰인다. 지방에 따라서는 엉겅퀴를 대계·호계·자계·산수방·항강구·항가새·가시나물·마자초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일월산약초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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