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폐이태심 廢弛殆甚

백운선사 김대현 2021. 8. 2. 17:38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폐이태심 廢弛殆甚

폐할 폐늦출 이위태할 태심할 심

 

해이해지고 풀어짐이 매우 심하다 또는 일을 손 놓고 있어서 매우 위태롭다 즉 이 말은 옛 어르신들이 겸손하게 자신의 근황을 소개할 때 쓰는 겸양의 말로서 실제로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성어는 조선후기의 학자인 대산 이상정(大山 李象靖1711~1781)선생의 시문집 대산집(大山集) 권이십일(卷二十一)에 이학보에게 답(答李學甫)편지에서 발췌하다

 

暫時歷晤 說 不盡所抱 잠시력오 설 부진소포

歸伏弊廬 卽承十九日所惠書 副以治病之劑 귀복폐려 즉승십구일소혜서 부이치병지제

見左右所以傾倒於我者如此其至 견좌우소이경도어아자여차기지

而自顧荒廢無以相資益 則第深忸怩 이자고황폐무이상자익 즉제심유니

未知所以仰酬見念之厚也 미지소이앙수견념지후야

近日天氣向熱 근일천기향열

不審尊府體力對時加衛 불심존부체력대시가위

省餘做履一向珍毖否 성여주리일향진비부

體驗玩索之工 想日有程課 체험완색지공 상일유정과

必有大疑難處 亦必有大覺悟處 필유대의난처 역필유대각오처

恨不相對一發以自警其昏惰也 한불상대일발이자경기혼타야

象靖所有賤疾 一味惱撓 상정소유천질 일미뇌요

日用凡百 廢弛殆甚 일용범백 폐이태심

時把幾卷殘篇 爲早晏遮眼之資 시파기권잔편 위조안차안지자

非無一斑半點邂逅會心處 비무일반반점해후회심처

然其端甚微而旋汨 其機易斷而難續 연기단심미이선골 기기역단이난속

或別有閒應接 輒復隨手消散 혹별유한응접 첩부수수소산

無處尋覓 直是無可柰何 무처심멱 직시무가내하

若得與兄輩相周旋 庶有進益 약득여형배상주선 서유진익

而此事未易遂 則輒悵然而起懷也 이차사미역수 즉첩창연이기회야

 

잠시 지나는 길에 만나 나눈 이야기다 보니 품고 있었던 것을 다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돌아와 오두막에서 지내는데 이어 19일에 보낸 편지와 곁들어 치료 약제도 잘 받았습니다.

보건대 좌우에서 나에게 기울이며 쏟는 것이 이와 같이 지극하니

돌아보니 나는 황폐하여 서로 도움을 줄 수 없으므로 즉 매우 부끄러울 뿐이니

우러러 염려하여 주신 후의에 보답할 바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근래에 날씨가 점점 더위를 향해 가고 있는데

귀댁의 체력은 절기에 맞게 더욱 보살피시고

어버이를 모시면서 지내시는 안부도 하나같이 몸을 잘 보살피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체험하고 깊게 뜻을 생각하며 찾아보는 공부라서 생각하니 날마다 정해진 과정이 있기에

반드시 크게 의심스러운 어려운 부분이 있고 또한 반드시 크게 깨달은 곳도 있을 것 같은데

서로 마주하여 한번 드러내 자신이 어리석고 게으른 것을 경계 못한 것이 한스럽습니다.

저 상정에게 앓고 있는 천한 질병이 한 결 같이 괴롭히고 어지럽게 하니

일상의 갖은 일들에 대해 해이해지고 풀어짐이 매우 심합니다.

때때로 거의 몇 권의 남은 책 편들을 잡고서 아침저녁으로 눈가림하는 것으로 삼습니다.

단 한 점 아주 작은 것이 마음속에 들어오는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그 단서는 몹시 미약하여 돌아가는 세상에 빠져버려 그 기미는 쉽게 끊겨 잇기가 어렵습니다

혹 특별히 한가롭게 응접할 일이 있게 되면 갑자기 다시 손길 따라 곧 사라지니

찾을 길이 없어서 참으로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만약 형들과 더불어 서로 두루 힘쓸 수 있다면 거의 나아가고 보탬이 있겠지만

이런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으니 갑자기 쓸쓸하여져 감회가 일어납니다

 

이 성어의 발췌문은 조선후기의 학자인 대산 이상정(大山 李象靖1711~1781)선생이 이학보에게 답한(答李學甫) 편지의 일부분이다

 

이학보선생은 후산 이종수(后山 李宗洙 1722~1797)선생으로 학보는 그의 자이다 본관은 진성(眞城) 호는 후산(后山)이다 어려서부터 학문에 정진하여 향촌사회의 존경을 받았으며 사림(士林)의 모범이 되었다 당대의 학자로 학행으로 명성이 높았던 대산(大山 李象靖) 소산(小山 李光靖)형제를 스승으로 섬기면서 스스로 후산(后山)이라 불렀다 한다 저서로는 근사록어류집록(近思錄語類輯錄) 주자감흥시제가집해(朱子感興時諸家集解) 퇴계시집차의(退溪詩集箚疑) 가례집유(家禮輯遺) 수사전습록도설훈의(洙泗傳習錄圖說訓義) 후산문집 189책 등이 있다

 

대산 이상정(大山 李象靖1711~1781)선생은 영조 11(1735) 사마시와 대과에 급제하여 가주서가 되었으나 곧 사직하고 학문에 전념하였다 1739년 연원찰방(連原察訪)에 임명되었으나 이듬 해 9월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대산서당(大山書堂)을 짓고 제자 교육과 학문 연구에 힘썼다 1753년 연일현감이 되어 민폐를 제거하고 교육을 진흥하는 데 진력하였다 22개월 만에 사직하려 하였으나 허락되지 않자 그대로 벼슬을 버리고 돌아와 고신(告身 직첩의 별칭)을 박탈당하였다 그 이후로는 오직 학문에만 힘을 쏟아 사우들과 강론하고 제자를 교육하는 데 전념하였다 정조가 왕위에 오른 뒤 병조참지 예조참의 등에 임명되었으나 부임하지 않았고 오로지 학문에만 힘을 쓰신 분이시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참조]

 

해이해지고 풀어짐이 매우 심하다 또는 일을 손 놓고 있어서 매우 위태롭다 라는 의미인 오늘의 성어 폐이태심(廢弛殆甚) 즉 이 성어는 옛 어르신들이 스스로 겸손하게 자신의 근황을 소개할 때 쓰는 겸양의 여유로운 말로서 실제로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만약 현실이 그렇다면 있어서는 아니 될 슬픈 일이기에 필자도 비록 시골에 묻혀 도가니탕 소머리곰탕 해장국가게에 정성을 쏟으면서 바쁜 중에 산나물농장을 일궈보는 재미와 틈틈이 붓 들고 휘호하고 성어풀이 겨우겨우 하지만 뉘가 내게 묻는다면 모든 일에 폐이태심하며 지낸다 하겠지

 

桓紀 9218(신축)624일 오후에 白雲仙士 金大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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