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침잠완역 沈潛玩繹

백운선사 김대현 2020. 10. 8. 10:51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침잠완역 沈潛玩繹

가라앉을 침자맥질할 잠희롱할 완풀어낼 역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깊은 뜻을 찾아내다

 

이 성어는 조선조 중후기의 문신인 한포재 이건명(寒圃齋 李健命1663~1722)선생의 시문집인 한포재집(寒圃齋集) 권구(卷九)에 창연 봉공 행장(蒼淵奉公行狀)에서 발췌하다

 

丙子後 絶擧業 병자후 절거업

築室林泉 罕入城市 축실림천 한입성시

或以書勸 而不屑就焉 혹이서권 이불설취언

平生喜讀書 至老不倦 평생희독서 지로불권

廢科尤專心於經籍 濂洛諸賢之書 폐과우전심어경적 렴락제현지서

沈潛玩繹 多有自得 침잠완역 다유자득

諸子非兩漢以上不讀 제자비량한이상부독

晩又着工於韓 柳二集 만우착공어한 류이집

常曰 吾非欲徑取文章之英華也 상왈 오비욕경취문장지영화야

雖盛夏曝陽 咿唔不輟 수성하폭양 이오불철

人問之則曰 我自樂此 인문지칙왈 아자악차

寒暑飢飽不能覺 한서기포불능각

不知世間何樂可以代此也 부지세간하악가이대차야

是以爲文 多操筆立書 시이위문 다조필립서

絶無浮誇意 절무부과의

 

병자년(1636) 뒤로는 과거시험 학업을 그만두시고

시냇가 시골에 집을 짓고 사시면서 성안에는 드물게 들어가시고

혹시라도 서면으로 권하여도 나아가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으셨다

평생 동안 책 읽기를 좋아하시고 늙어서도 게을리 하지 않으셨다

과거시험을 그만두고는 더욱 경서에 마음을 전부 쏟으셔서 염락 현인의 글에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깊은 뜻을 찾아내시어 스스로 터득한 것이 많으셨으며

제자서 중에는 양한 이전의 것이 아니면 읽지를 않으셨다

만년에 또 한과 류 두 사람의 문집을 공부하기 시작하시어

항상 말하길 나는 문장의 영화를 빨리 얻으려는 것이 아니다 라고 하시며

비록 한여름의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도 글 읽는 소리를 그치지 않으셨으니

사람들이 왜냐고 물으면 나는 스스로 그 글 읽는 것이 즐거워서

추위와 더위 굶주림과 배부름을 느낄 수 없었으며

세상에 어떤 즐거움이 이것을 대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라고 하시며

이것으로 문장을 지으면 대부분 붓을 잡아 바로 세워 썼는데

들띄우거나 과장된 뜻은 절대로 없다

 

이 성어는 조선조 중후기의 문신인 충민(忠愍)공 한포재 이건명(寒圃齋 李健命1663~1722)선생이 창연 봉벽(蒼淵 奉璧)선생의 행장을 기록한 내용에서 발췌를 하였는데 선생이 기록한 행장 외엔 창연선생에 대한 자료를 찾을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자세하게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 아쉽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 창연 봉벽선생의 후손이 있다면 선생의 자료를 찾아 정리하여 인터넷 공간에 올려놓으시면 일반인들이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라고 권하고 싶다

 

이 발췌문을 쓴 한포재 선생은 숙종10(1684)년 진사시에 합격하고 1686년 춘당대문과(春塘臺文科)에 을과로 급제하여 설서에 임명되고 수찬 교리 이조정랑 응교 사간을 지내고 1698년 서장관으로 청나라에 다녀온 뒤 우승지 대사간 이조참의 이조판서 우의정을 역임하고 숙종 상 때 총호사로서 장례를 총괄하였으며 이어 경종 즉위 후 좌의정에 승진해 김창집 이이명 조태채와 함께 노론의 영수로서 연잉군의 왕세자 책봉에 노력했으나 이로 인해 반대파인 소론의 미움을 받고 경종 2(1722)에 노론이 모역한다는 목호룡의 고변으로 전라도 흥양의 뱀섬[蛇島]에 도망가지 못하도록 탱자나무로 집 울타리를 치고 감독하는 유배생활 위리안치 되었는데 그러다가 앞서 주청사로 청나라에 가 있으면서 세자 책봉을 요청하는 명분으로 경종이 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양기가 없어 여자를 가까이 하지 못하는 병인 위증(痿症)이 있다고 발설했다는 죄목으로 소론의 맹렬한 탄핵을 받아 안타깝게도 유배지에서 목이 베여 죽임을 당하였다 영조1(1725) 노론 정권 하에서 신원되었으며 과천의 사충서원 흥덕의 동산서원 나주의 서하사에 제향되셨고 저서로 시문과 소차(疏箚)를 모은 한포재집(寒圃齋集) 10권이 전한다[한국민족대백과 참조]

 

창연 봉벽선생에 대한 소략은 발췌문 창연봉공행장안에 내용 중 나의 외할아버지 원평공 형제는 공에게 내형(內兄)이 되는데 일찍이 공이 거처하던 여막에 방문하여 탄식하며 말하길 이 사람의 행의(行義)는 옛사람들에게서 구해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문장력이 뛰어남과 실천하는 모습은 일가의 모범 법칙이 되어야 마땅하다.” 라는 문장으로 갈음한다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깊은 뜻을 찾아내다 라는 의미인 오늘의 성어 침잠완역(沈潛玩繹)의 발췌문에 글쓴이 한포재 이건명선생과 주인공 창연 봉벽선생에 대한 자료를 찾아 읽어보면서 필자는 더욱 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더 깊게 궁구하는 자세인 침잠완역(沈潛玩繹)의 정신으로 더 심도 있게 선현들이 남긴 좋은 말씀들을 찾아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침잠완역(沈潛玩繹)을 휘호하고 성어문집에 담는다

 

 

桓紀 9217822일 아침에 白雲仙士 金大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