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의 囊裏談筆]
물색상접 物色相接
만물 물物 빛 색色 서로 상相 사귈 접接
물건의 빛깔이 서로 친밀하게 닿아있다
물건의 색깔이 서로 비슷하다 서로 생각이 같다의 의미를 지닌다
이 성어는 안평대군이 1447년 음력 4월 20일 밤에 꾼 꿈을 안견에게 이야기하고는 그리게 하였는데 안견은 안평대군이 꿈을 꾼 지 3일 만에 이 작품을 완성하였다고 하는 몽유도원도의 서문을 부탁받아 지은 조선 초기 문신이며 사육신의 한 사람인 취금헌 박팽년(醉琴軒 朴彭年 1417~1456)선생의 문집 박선생유고 몽도원도서(朴先生遺稿 文 夢桃源圖序)에 나오는 성어이다
在萬餘里海外之國
재만여리해외지국
得見數千載之上迷路之地
득견수천재지상미로지지
乃與夫當時物色相接
내여부당시물색상접
不乃爲奇怪之尤者乎
불내위기괴지우자호
만 여리 바다 밖에 있는 나라에서
수천 년 전에 길을 잃었다는 그곳의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이내 그 당시의 경치 정황과 서로 비슷하다 하니
이에 어찌 더욱 기괴하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 글은 세종의 셋째 아들 비해당(匪懈堂) 안평대군이 지은 몽유도원기(夢遊桃源記)를 직접 받아 서문을 부탁받은 취헌당선생이 읽고 안평대군이 꿈속에서 노닐었던 자취가 대단히 광범한데 놀라고 도원기의 문장이 오묘함에 빠지는데 그 깊은 골짜기로부터 흘러내리는 냇물의 모습과 여기저기 만발한 복숭아꽃의 자태는 예로부터 전해 오는 시가의 내용과 다름이 없었으며 그 꿈속 안평대군과 동행한 대열에 취헌당선생도 함께 있었으니 몽유도원기를 읽고 취헌당선생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며 감탄하며 쓴 몽도원도서 서문의 일부분이다
물색상접 몽유도원도에 도원의 경치 정황은 아마도 이질적인 색깔로 눈의 혼란을 주는 그런 곳이 아니라 서로 비슷한 빛깔로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사로잡는 복숭아꽃이 연분홍 물결에 기암괴석의 절벽 뫼 부리와 자연과 폭포와 개울물과 호수가 서로서로 잘 어우러진 절경의 물색상접한 분위기의 도원이다
살아가면서 이런 도원에 한번 살아 봤으면 하고 꿈꾸는 것이 우리 인간의 평범한 일상이 아니겠는가
누구나 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절경에서의 물색상접은 최고의 행복이며 각기 맡은 소임을 충실히 다한 일생일대 최고의 즐거움이라 믿으면서 화선지랑 닭털 붓이랑 이 필자가 물색상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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