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조사무괴 措辭無愧

백운선사 김대현 2020. 4. 11. 10:44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조사무괴 措辭無愧

 

(섞일)말 사없을 무부끄러워할 괴

 

말을 섞이게 둘 때는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말 문장 글 등을 말하거나 쓰거나 지을 때는 부끄럽지 않게 해야 한다

 

이 성어는 고려말기 대학자 가정 이곡(稼亭李穀·1298~1351)선생의 문집 가정집(稼亭集)에 나오는 성어인데 가정집 제12권에 고려국 중대광(重大匡) 첨의찬성사 상호군(僉議贊成事 上護軍) 평양군(平壤君) 조위(趙瑋))의 묘지(墓誌)를 가정선생님이 찬한 묘지명(墓誌銘)에 실린 명()부분을 발췌하여 소개 한다

 

天之降村 彌篤于人 何以篤之 有君有親

천지강촌 미독우인 하이독지 유군유친

貞肅之子 忠肅之臣 旣能竭力 又致其身

정숙지자 충숙지신 기능갈력 우치기신

予齒去爾 賦已不均 予德奪壽 天或匪仁

여치거이 부이불균 여덕탈수 천혹비인

我銘公墓 其悲爲民 措辭無愧 刻此貞珉

아명공묘 기비위민 조사무괴 각차정민

 

하느님이 나라에 내리실 때 이 사람에게 더욱 인정이 많으셨는데

어떻게 너그럽게 하였느냐하면 임금과의 유별과 어버이의 유별이 있었으니

정숙공의 아들이었으며 대 고려 충숙왕의 신하로서

힘을 다해 효도하고 또한 몸 바치어 충성했지

날카로운 이빨을 주었는데도 그것을 제거하고 징발할 때 이미 치우치지 않게 하였거니와

덕을 주고 수명을 앗아가니 하느님이 혹여 어질지를 못하셨나

내가 공의 묘비에 명하여 비문을 짓는 것은 백성을 위해 슬퍼하기에

글을 짓되 부끄럽지 않게 해서 곧게 다듬은 옥 같은 돌 이 묘비에 새기네

 

조사무괴 글을 지을 때는 부끄럽지 않게 지어야 하며 당연히 말을 할 때도 꾸밈없이 부끄럽지 않은 말을 해야 하는 것이 가장 인간된 사회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요즈음 선거철 기간 중이다보니 정치인의 말과 글을 믿으면 아니된다는 속설은 무슨 뜻일까

아마도 그 글과 말 속에는 조사무괴 즉 부끄럽지 않아야 하는데 뻔뻔스러움의 도가 지나친 몇몇 인사들의 말장난으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국민들은 현명하시니 이들 중에 옥석을 가려내어 올바른 선택을 하리라 믿으면서 조사무괴 필자의 글에서도 언행에서도 혹여 부끄러운 짓은 없었나를 되돌아보며 휘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