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白雲의 囊裏談筆] 수유지리 須臾之離

백운선사 김대현 2020. 4. 24. 09:06

백운 김대현의 주머니 속 이야기 붓으로 풀어가는 [白雲囊裏談筆]

 

수유지리 須臾之離

 

모름지기 수잠깐 유갈 지떼놓을 리

 

모름지기 잠시 떼어놓다(헤어지다)

잠깐이라도 떨어 질 수 없는 매우 돈독한 사이를 표현할 때 불가(不可)를 붙여 표현한다

 

이 성어는 고려시대의 세 충신 포은(圃隱) 정몽주선생 야은(冶隱) 길 재선생과 목은 이색(牧隱 李穡:1328~1396)선생을 삼은이라 하며 목은 이색선생의 문집 목은문고권지이 기(牧隱文藁卷之二 記)에 침류정기(枕流亭記) 내용 중에 용례가 있어 발췌 한다

苟非水氣通乎其閒 將何以遂其生哉 구비수기통호기한 장하이수기생재

太華峯頭玉井蓮是已 태화봉두옥정련시이

況乎平原鉅野 斷麓平林 황호평원거야 단록평림

其水之出也 勢也 기수지출야 세야

是則人之所居 非水無地 시칙인지소거 비수무지

人之所食 非水無物 인지소식 비수무물

水之與人 蓋不可須臾之離也明矣 수지여인 개불가수유지리야명의

 

진실로 수맥이 그 사이에 통하지 않는다면 장차 어떻게 그 삶을 살아 갈수 있겠는가

태화봉 꼭대기에 있는 옥정련 연못이 이것이니

하물며 편편한 언덕이나 너른 들녘 그리고 끊어진 산기슭이나 평지의 숲이 있는 곳인데

그곳에 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이러니 사람이 거쳐하는 곳 땅에도 물이 없어서는 아니 되고

사람이 먹는 밥에도 곡식에 물이 없으면 아니 되니

물과 사람은 대체로 잠시라도 떨어지면 아니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 성어는 고려 때 염흥방(廉興邦)인 염동정(廉東亭)이 귀양 가 있을 적에 정자를 짓고 그 위에 쉬면서 침류정이라 이름 짓고는 목은 이색선생에게 기를 써달라고 청하면서 두 분이 나눈 정자의 이름에 대한 묻고 답하는 이야기 중에 물의 소중함을 서로 이야기하는 장면이 침류정기에 실려 있는 것을 필자가 보고 가슴에 담아두면 좋은 양식이 될 것 같아서 가져왔다

이 성어는 중용 1장에도 나오지만 잠시도 떨어지면 아니 될 때 앞에 불가(不可)를 붙여서 모름지기 잠시도 떨어지면 아니된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물은 사람과 자연에게는 잠시도 없어서는 아니 될 존재이기에 물을 아껴 깨끗하게 사용하자고 강조하고 싶어서 수유지리(須臾之離)를 휘호하고 홀로 독백을 즐기며 그려 잠시 헤어지니 시원한가라고 되물으며 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