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포경백리 飽經百罹

백운선사 김대현 2021. 3. 5. 15:45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포경백리 飽經百罹

물릴 포날 경일백 백근심 리

 

온갖 어려운 고생만 실컷 맛보다

 

이 성어는 조선 후기 짧은 벼슬길 사직하고 초야에 묻혀 학문에만 전념한 학자 녹문 임성주(鹿門 任聖周1712~1788)선생의 시문집 녹문선생문집(鹿門先生文集) 권십(卷十)에 기해 정조3(1779) 여덟 번째 아우 임창주 흥보에게 보내는 글(與八弟興甫 昌周 己亥)에서 발췌하다

 

此中姑遣而過數日 則居然作七耋翁矣 차중고견이과수일 즉거연작칠질옹의

此豈幼少時夢寐所到者 차기유소시몽매소도자

而回顧平生 了無所成 이회고평생 료무소성

白首窮途 飽經百罹 백수궁도 포경백리

自歎此生之支離而已 자탄차생지지리이이

然朱子答人書曰 연주자답인서왈

世間萬事 須臾變滅 不足置胷中 세간만사 수유변멸 부족치흉중

惟有致知力行 修身竢死 유유치지력행 수신사사

爲究竟法耳 위구경법이

此數句語 正先獲我心 차수구어 정선획아심

將終身誦之耳 更有何言 장종신송지이 경유하언

龍潭叔主喪事 摧慟之極 不知所言 룡담숙주상사 최통지극 부지소언

日昨哭金子靜 今又聞此報 일작곡금자정 금우문차보

私情之外 自不堪殄瘁之悲耳 사정지외 자불감진췌지비이

亦復奈何 역부내하

 

이곳에서 시름없이 시간을 보내는데 며칠이 지나면 분명 칠순 노인이 될 것이네

이 어찌 어렸을 때 꿈속에서 이리 될 줄 알았겠냐만

평생을 돌아보고 살펴보아도 성취한 것은 하나도 없으니

백발에 이르도록 궁핍한 길에서 온갖 어려운 고생만 실컷 맛보았으니

이 생애가 지리멸렬하게 끝남이 스스로 탄식할 뿐이네

그러하나 주자가 어떤 사람에게 답한 글에

세간의 만사는 모름지기 갑자기 변하여 사라지니 가슴속에 담아 두는 것은 부족하다

오직 사물의 도리를 깨달아서 알고 힘써 행하며 몸과 마음을 닦으며 죽음을 기다림으로서

진리를 깨달아 항상 변함이 없는 심성의 법인 구경의 법으로 삼아야 한다 라고 하였다

이 몇 구절의 말이 바로 먼저 나의 마음을 잡았으니

장래 종신토록 외울 뿐 다시 또 무슨 말이 더 있겠는가

용담 숙부님이 돌아가신 일은 매우 슬프고 비통해서 말할 바를 알지 못하지만

어저께 김자정을 곡하였는데 지금은 또 이런 소식을 듣다니

사사로운 정 이외에도 스스로 가누지 못하고 병들고 시달리는 비통함뿐이니

역시 다시 어떻게 하겠는가

 

이 성어의 발췌문은 조선 후기 짧은 벼슬길 사직하고 초야에 묻혀 학문에만 전념한 학자 녹문 임성주(鹿門 任聖周1712~1788)선생이 여덟 번째 아우 임창주 흥보에게 보내는 편지 글에서 발췌를 하였는데 흥보 임창주(任昌周)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니 아쉽게도 을묘 영조11(1735) 성균관 진사로 있을 때에 문정공 송시열과 문정공 송준길을 문묘에 배향할 것을 청하는 성균관 진사 홍봉한 등의 상소문에 연명한 기록과 경진 영조36(1760)에 안타깝게도 무슨 일에 연루되었는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형조 당상이 입시하여 인신(印信)을 위조한 죄인 임창주(任昌周)와 살인을 한 죄인 이석삼(李碩三) 홍하택(洪夏澤) 등 세 사람을 참작하여 섬으로 유배할 것을 계청하였다는 승정원일기의 기록이 안타깝게 전할 뿐이다

 

발췌문을 쓰신 녹문 임성주선생은 충북 청풍 출신 본관은 풍천 자는 중사(仲思) 아버지는 함흥판관 임적(任適)이며 어머니는 호조정랑 윤부(尹扶)의 딸이고 이재(李縡)의 문인이며 영조 9(1733) 사마시에 합격하였으며 1750년 세자익위사세마가 되고 시직에 승진하였으나 곧 사직하고 1758년 공주의 녹문(鹿門)에 은거하다가 1776년 정조가 즉위한 뒤 동궁을 보도(輔導)하고 지방관을 지내다가 다시 녹문에 은거하여 학문 연구로 여생을 보냈는데 당시 호론과 낙론으로 분열되어 있을 때 초년에는 스승의 학설을 신봉하여 인물성동론을 주장하였으나 중년에 이르러 기존의 학설을 비판하고 호락의 양론을 기일원론적 입장에서 종합하여 자신의 학설을 수립하였으며 인물성동이론(人物性同異論)은 정주의 이일분수설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보편성의 근거를 기 자체에서 찾으며 우주의 본원적 일기를 제시하여 그것을 원기라고 하였으며 보편적 일자가 현상계의 개체로 나타날 때 띠는 특수성을 생의를 본질로 하는 기의 자기원인적 전개로 보고 자연이연한 내재적 법칙을 도 또는 이라고 하여 기와 논리적으로 일단 구별된 소이연자를 이로 보려는 주희(朱熹)의 이기론을 비판하였으며 이와 같은 일원적 이기론의 구조로써 이일분수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기일분수설을 제시하였는데 태극-음양오행-만상으로의 전개를 원기가 분수지기(分殊之氣)로 개체화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기의 특수성만을 인정하는 이일분수설을 비판하여 이의 보편성은 곧 기의 보편성에 근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일분수설은 주리적으로 말한 것이므로 분수도 이에 속하여야 하며 주기적으로 말한다면 기일분수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인성론에 있어서는 성즉기(性卽氣)를 주장하여 본연지성과 기질지성도 구분하지 않고 인성의 선은 곧 기질의 선이고 기질 이외에 선한 성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기질의 본체는 담일한 것으로 천지의 본원적 기와 상통하는 것인데 기기가 움직일 때 사재(渣滓)가 용사(用事)함으로써 심성이 흐려져 본래의 선성이 엄폐된다고 하였으며 선생의 철학은 일원론적 구조 위에서 정초되고 있으며 이기를 기일원론적 관념으로 통일함으로써 조선시대 성리학의 결정을 이루었으며 저서로는 녹문집이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참조]

 

온갖 어려운 고생만 실컷 맛보다 라는 의미의 포경백리(飽經百罹)를 산전수전 다 겪고 인생 말년이 황금빛으로 빛나기를 바라는 것은 그 누구든지 다 같은 바램 일 것이지만 받아 든 말년 풍경은 제각각 다른 것은 원래 공평치 못한 인생이기 때문임을 하늘은 알지만 그러나 늘 포경백리(飽經百罹)를 겪지 않는 요행을 바라는 인간의 마음 백운필담에 담고 휘호로 남긴다

 

桓紀 9218(신축)122일 오후에 白雲仙士 金大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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