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선사 김대현의 세계/백운선사의 서예세계

[成語文集 白雲筆談] 비예시세 睥睨時勢

백운선사 김대현 2021. 4. 6. 14:52

백운선사 김대현이 붓으로 풀어가는 주머니 속 성어이야기[成語文集 白雲筆談]

 

비예시세 睥睨時勢

흘겨볼 비흘겨볼 예때 시기세 세

 

돌아가는 세상의 물정 형편을 흘겨보다

 

이 성어는 조선 초기를 대표하는 문신이자 학자인 사가 서거정(四佳 徐居正 1420-1488)선생의 시문집인 사가문집(四佳文集) 권삼(卷三)에 원주의 객관을 중신한 것에 대한 기문(原州客館重新記)에서 발췌하다

 

日者 鐵城請予記之 일자 철성청여기지

予聞世之尙論者皆曰 여문세지상론자개왈

廨署之修否 不繫於守令之賢否 해서지수부 불계어수령지현부

是大不然 上古無宮室 시대불연 상고무궁실

聖人取諸大壯 始營宮室 성인취제대장 시영궁실

况廨署 接賓客 嚴官府 황해서 접빈객 엄관부

胡可不致意也哉 호가불치의야재

予觀今之守令 其迂闊齷齪者 여관금지수령 기우활악착자

雖簿書文字 流汗袖手 蒙不可否 수부서문자 류한수수 몽불가부

復何事事於外哉 부하사사어외재

間或有號爲賢者能者 간혹유호위현자능자

睥睨時勢 盜竊名字 비예시세 도절명자

問官署不修 則諉之曰 문관서불수 즉위지왈

邦禁不可犯也 民力不可竭也 방금불가범야 민력불가갈야

雖外示恬靜 而內實玩愒 수외시념정 이내실완게

弊弊焉坐視不救 폐폐언좌시불구

孟軻氏有言 以佚道使民 맹가씨유언 이일도사민

雖勞不怨 수로불원

苟合於道 何畏於法於民 구합어도 하외어법어민

而其爲說如是 이기위설여시

於長民之責 何如哉 어장민지책 하여재

 

지난날에 철성 이후가 기문을 나에게 지어줄 것을 청하였다

내가 들어보니 세상에서 옛사람의 일을 평론하는 자들은 모두 말하길

관사의 수리가 잘 되고 안 되고는 수령의 능력이 있고 없고의 연관이 없다

이는 매우 그러하지 않다 상고시대에는 궁궐이 없었으나

성인이 세상을 바르게 다스리기 위해서 처음으로 궁궐을 짓고 경영하였다

하물며 관사는 손님을 맞아들이고 관청의 관리를 엄하게 해야 함으로

어찌 그 뜻을 이루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가 지금의 수령들을 살펴보니 그 물정에 어둡고 도량이 좁은 자들은

비록 회계공문서에 진땀을 흘리며 손을 소매에 넣고 멍하니 옳고 그름을 모르니

다시 어떤 일 그 외 다른 일을 하겠는가

간혹 어질거나 능력자라 할 만한 자도 있지만

돌아가는 세상의 물정 형편을 흘겨보곤 이름자나 훔치니

관사가 수리되지 못한 것을 물으면 핑계 대며 말하기를

나라에서 금하는 법을 가히 범할 수 없다 백성의 힘을 가히 다 쓸 수 없다 라하며

비록 겉으로는 편안하고 고요한 듯이 보이나 안으로는 참말로 흐늘거리며 놀면서

부지런히 일하는 척 앉아서 보면서도 구제하지 않는다

맹자가 말함에 있어서 편안하게 하는 도로써 백성을 부리면

비록 수고스럽더라도 원망하지 않는다

정말로 도에 합당하면 백성이 나라의 법이 무엇이 두려워서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겠으며

수령의 책임은 무어라 하겠는가

 

이 성어는 조선 초기를 대표하는 문신이자 학자인 사가 서거정(四佳 徐居正 1420-1488)선생이 쓴 원주의 객관을 중신한 것에 대한 기문(原州客館重新記)의 일부이다

 

사가 서거정 선생이 이 중수기문에 젊었을 때 강원도 원주를 다닌 느낀바가 땅이 넓고 빼어난 산천과 비옥한 토지에 물산이 풍부하여 여러 고을 가운데 으뜸인데다가 사람들이 부지런하고 검소하고 아껴 쓰며 저축하고 증식하므로 물난리나 가뭄도 재앙이 되지 아니하니 원주가 실로 강원도의 아름다운 고을이라 칭송하면서도 손님을 맞을 원주객사가 너무 낡고 비좁아 안타까워했는데 성종11 경자년(1480)에 철성(鐵城) 이후(李侯)가 목사로 와서 정사가 잘 이루어지고 폐단이 없어지자 통판 전성(全城) 이후(李侯)와 논의하여 새로 중수해야 할 타당한 명백한 사유를 조정에 보고하여 윤허를 받고 재목을 모으고 기와를 구워서 건물을 지으려 시작할 즈음 감사(監司) 권공 륜(權公綸)이 그 경비를 보조하였으나 마침 시절이 좋지 않아서 착수하지 못하다가 그해 7월에 철성 이후가 광주목으로 자리를 옮기고 상락(上洛) 김후(金侯)가 후임으로 오고 이 통판이 임기가 차서 소환되고 허 통판(許通判)이 후임이 되어 마무리하지 못한 공사를 두 사람이 잘 조치하였는데 철성 이후의 이름은 지()이고 자는 승경(升卿)이며 이 통판의 이름은 녹숭(祿崇)이고 상락 김후의 이름은 적()이고 허 통판의 이름은 달()이다 모두 한시대의 명현들이다라고 기문을 정리하였다

 

맹자의 말처럼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도로써 백성들을 부리면 비록 수고스럽더라도 백성들은 원망하지 않는다라는 목민의 기본정신에 충실하면서 네 사람의 훌륭한 목민관 소임을 다한 업적에 필자도 박수를 보내며 돌아가는 세상의 물정 형편을 흘겨보다 라는 의미의 비예시세(睥睨時勢)를 성어로 선택한 것은 어수선한 세상사에 자기 한 몸 살려고 남 몰래 흘겨보지 말고 흘겨 볼 땐 명분을 갖고 제대로 똑 부러지게 세상의 물정을 흘겨보아서 세상에 국민이 원하는 바에 이롭게 쓰임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뜻에서 비예시세(睥睨時勢)를 발췌하였으며 이 성어를 휘호하고 성어문집 백운필담에 담는다

 

桓紀 9218(신축)225일 오후에 白雲仙士 金大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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